화성연대기, 레이 브래드버리, 샘터사, 2010(1판1쇄)
화성과 목성 사이에는 ‘9766브래드버리’라는 소행성이 태양을 돌고 있다.
이제 90세의 나이에 이른 브래드버리가 자신의 이름을 딴 소행성에 직접 가보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미래의 어느 날인가는, 브래드버리의 팬인 어떤 우주비행사가 직접 ‘9766브래드버리’ 소행성에 가서 전설 같은 한 작가를 추모하는 순간이 오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1975년에 아폴로 15호의 우주비행사들이 달에 착률한 뒤 한 무명 크레이터에 ‘민들레(Dandelion)’라는 이름을 붙였듯이. 이 ‘민들레’는 브래드버리의 자전적 소설인 <민들레 와인(Dandelion Wine)>에서 따 온것이다.
<추천사> 중
“그럼, 웃지도 말고 울지도 말게나.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하는 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게 될 때까지는.”
“말도 안 돼요. 아니에요. 여기는 이승이고, 우리는 제2의 인생을 살 기회를 얻은 거예요. 우리에게 이유를 말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하지만 우리가 왜 지구에 살았는지 말해준 사람도 아무도 없었잖아요? 우리가 떠나온 지구 말이에요.”
“미국인에게 예술은 2층에 있는 정신 나간 아들놈의 방에나 처박혀 있는 것이었습니다. 예술은 기껏해야 일요일에 종교와 함께 복용하는 약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화성인들은 예술과 종교와 다른 모든 것을 잘 조화시켰습니다.”
“어렸을 때 우리 가족은 저를 데리고 멕시코에 놀러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아버지가 보여준 태도를, 말할 수 없이 거만한 태도를 저는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어머니도 멕시코인은 피부가 검고 잘 씻지 않는다며 싫어했습니다. 누나도 그곳 사람들과 되도록 말을 섞지 않으려고 했고요. 멕시코를 진짜로 좋아한 사람은 저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아버지와 어머니가 화성에 오신다면 보나마나 그때처럼 행동하실 겁니다.”
“평범한 미국 사람들은 낯선 것을 보면 그게 뭐든 일단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시카고 같은 수도관이 없다니, 말도 안 돼. 뭐 이런 식이지요! ”
오늘밤 공기에서는 시간의 냄새가 났다. 토마스는 빙긋이 웃으며 공상에 잠겼다. 마음속에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시간은 어떤 냄새일까? 먼지와 시계와 인간이 뒤섞인 냄새이다.
화성은 머나먼 바닷가였고, 사람들은 파도를 타고 화성으로 밀려왔다. 파도는 매번 다른 모습이었고, 매번 더 거세졌다. 맨 처음 온 파도는 우주와 추위와 외로움에 익숙한 사람들을 싣고 왔다. 그들은 군살이 하나도 없고, 세월에 살을 빼앗긴 얼굴과 못대가리같이 생긴 눈과 무엇이든 손댈 준비가 되어 있는 오래된 장갑 같은 손을 가진 목장 일꾼들이었다.
사람들이 지구를 떠난지 이미3~4년이 흘렀다. 우주는 마취제였다.
과학은 너무도 빨리 우리를 앞질러 너무 멀리 뛰어가버렸어. 그래서 사람들은 기계들의 황야에서 길을 잃어버렸지. … 기계를 어떻게 사용할지 하는 문제는 뒷전이고 기계 자체만 중요시하게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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