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똑딱이 포토그래퍼다, 안태영, 한빛미디어, 2010(초판발행)

 

 

 

 

 사진작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면서 느낀 것은, 한국의 사진 문화가 카메라라는 도구에 유난히 열광하는 문화라는 것입니다. 사진을 보거나 감상하는 문화보다는 찍는 것이 더 중요한 문화. 그것도 몰려다니면서 똑 같은 대상을 너도나도 한번씩 찍는, 쉽게 말해, ‘인증 샷문화라고나 할까요? 그러다보니 사진집은 전혀 안 팔리는데, 사진기는 너무 잘 팔립니다. 그리고 사진을 취미로 하는 아마추어들의 경우, 90% 이상이 DSLR 카메라를 가지고 다닙니다.

-       사진작가 강영호 추천의 글 중

 

 

 

 내가 사진을 찍으면서 배운 인생의 진리 가운데 하나는 기다리는 건 반드시 온다는 거야. 다만, 바로 오지 않을 뿐이지.

 

 

 

 나도 디지털카메라를 갖고 싶었다. 그때는 사진이 아닌 카메라를 갖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낮에 장노출로 사진을 찍으면 저기 저 아래 보이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그 방향을 향해 늘어져 보여. 마치 피자 치즈처럼 말이야. 이게 바로 시간의 흐름이지.

 

 

 

 사진을 배우기 위해 나간 자리에 정작 사진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어떤장비. ‘얼마짜리장비에 대한 이야기만 정신없이 오갔다. 모두들 자신이 쓰는 카메라 이야기에 열을 올렸다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들이 쓰는 카메라가 불쌍했다. 사진을 찍어야 할 팔자로 태어난 녀석들이 그저 구경거리로만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카메라는 없는 것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그저 내가 본 것을 사각 프레임 안에 담아줄 뿐이다. 앞으로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사진과 카메라에 대해 이토록 해박한 사람들의 사진이 왜 다 이 모양일까? 사진을 처음 시작하던 무렵에 보게 된 그들의 사진은 나에게 충격 그 자체였다.

 

 

 

 혼란스러웠지만 결론은 간단했다.

 

 그들은 사진이 아닌 사진 장비를 좋아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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