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이었을까

 

 

 

형광 불빛이 몰려왔다 멀어지고

나는 차막힘에 짜증내며

모텔에 들어와 있다

밖에 차 지나가는 소리가

여자 신음소리처럼 들릴 때쯤

벗어놓은 속옷 색깔의

불어터진 컵라면을 후후 간지르며

어쩌면 나도,

누군가의 첫사랑이었을까

 

물먹어 죽은 사람처럼 나뭇결 뒤틀린 침대 위에

바다로 흘러갈 듯 배는 출렁거리는데

C컵 혹은 D컵의 태평양을 꿈꾸듯 헤엄치며

몇 캔의 맥주는 항해 중

거기 내 귀 대어보면 철썩

얼마나 남았나 흔들어보는 바다

피곤한 기색의 시트 주름을 펴보며

어쩌면 당신도

누군가의 첫사랑이었을까

 

 

 

 

 

 

 

 

 

 

 

'pl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이 오는가 보다  (0) 2011.02.21
복통  (0) 2011.02.10
벚꽃 진다  (0) 2011.02.10
추석 지하철  (0) 2011.02.09
변화구 내리는 길  (0) 2011.02.0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