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이었을까
형광 불빛이 몰려왔다 멀어지고
나는 차막힘에 짜증내며
모텔에 들어와 있다
밖에 차 지나가는 소리가
여자 신음소리처럼 들릴 때쯤
벗어놓은 속옷 색깔의
불어터진 컵라면을 후후 간지르며
어쩌면 나도,
누군가의 첫사랑이었을까
물먹어 죽은 사람처럼 나뭇결 뒤틀린 침대 위에
바다로 흘러갈 듯 배는 출렁거리는데
C컵 혹은 D컵의 태평양을 꿈꾸듯 헤엄치며
몇 캔의 맥주는 항해 중
거기 내 귀 대어보면 철썩
얼마나 남았나 흔들어보는 바다
피곤한 기색의 시트 주름을 펴보며
어쩌면 당신도
누군가의 첫사랑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