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욕구와

남들에게 찍히고 싶지 않다는 욕구 등을 주입시킴으로써

우리 사회는 보편적인 문명인을 양산해 낸다.

 

옷에 침과 코를 묻히고 다니면서도 창피한 줄을 모르던 아이가

어느 순간 자신의 머리스타일이나 옷이 맘에 들지 않으면 외출도 꺼리는 사회인으로 변화한다.

 

제 발보다 몇 배는 커서 몇 발 걷지도 못해 벗겨지던 운동화에도 웃음 짓던 아이가

셔츠의 구겨짐이나 가방과 의상의 매치 등에 하루 종일 신경쓰기도 한다.

 

화장 하지 않고는 집에서 한 발자국도 안 나간다는 우스개소리도 있다.

 

80년대 코찔찔이였던 나에겐

전두환 정권이라든가 통금 시간에 대한 기억이 없다.

 

다만, 그 시절을 내 몸으로 겪진 않았어도

내가 돌아다닐 자유, 내가 머리를 기를 자유 등을 정부에 의해 규제당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암담했을지는 상상이 간다.

 

그러나 한편,

정말 그 시절이 암담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명령받고 규제 당하고 싶어하는 면모가 있고,

때로는 자격지심으로 스스로를 규제하고는 한다.

 

옷 하나 때문에, 머리 스타일 하나 때문에

밖에 나가는 일을 망설이고 외출을 삼가는 모습을 보면

 

이 사람들 80년 대도 아닌데 왜 스스로에게 통금 규제를 만드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전두환에 몹시 잘 어울리는 사람들.

옷 잘 입고 멋쟁이지만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

80년대 방식의 낡은 영혼들.

 

그런게 패션이고, 스타일이라면

(넓은 의미에서)

전두환식의 폭력적 규제도 패션이고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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