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책
2012년 첫 책으로
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J.D.샐린저)를 읽는다.
이미 두 번 읽었던 소설을 몇 년 만에 다시 읽는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미 작년 말부터
새해 첫 책은 이 책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건
아마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알게 될 것이다.
2011년엔 제법 많은 책을 읽었음에도
아, 이 책을 다 읽게 되지 말았으면
이 책의 마지막 장이 오지 않았으면,
하며 읽었던 책이 없었던 듯 하다.
이건 아마도 책 읽기의 잘못된 버릇, 방식, 사고…
한 권을 읽더라도 제대로 읽어야 한다는 건 알고 있다.
정수를 읽어야 한다 싶다가도
새해 첫 월요일 점심 시간 후 졸음은 또 쏟아져
책장을 뿌옇게 흩트린다.
잠을 깨려 창밖을 본다.
하얗게 센 거리에 흰 머리 난 첫 책의 소년이 걸어가고 있다.
너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