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이다, 김성근, 다산북스, 2011(초판1)

 

 

 

 

 

 야구를 50년 했다는 말은 곧 라이벌만 남았다는 말과도 같다. 즐거움 속에서 만났으면 잘 어울릴 수도 있었을 텐데, 승부의 세계에서 만나다 보니 싸우게 됐다.

 

 

 

 나한테 위기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고 질문이 많이 들어오는데, 나는 위기관리라는 말 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한다. 위기가 왔을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위기가 오지 않도록 미리 준비해놓고 있어야 한다. 2, 3중으로 준비해야 한다.

 

 

 

 나는 자동차 운전면허가 없다. 야구에만 빠져 살아서 어느 순간 생각에 몰두하면 잘못 하다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SK에 있을 때 시합에서 진 날, 자전거를 타고 집에 가다가 길가 화단으로 고꾸라진 일이 있었다.

 

 

 

 내가 아픈 몸으로도 운동장에 나와 있는 이유는 의무와 사명감도 연습이기 때문이다. 모든 선수들이 나를 보고 있고, 감독의 행동 하나하나가 선수들에게 다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누가 나한테 휴식 시간에는 뭘 하냐고 하면, 나는 휴식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1년 내내, 365일 야구 한다. 하루도 안 쉰다. 내 머릿속은 분리하는 게 불가능하다. 야구 하나로 꽉 차 있다. 집에서도 온통 야구 생각뿐이다. 삼성 감독 시절에는 이사 가는 집이 어딘지도 몰랐다.

 

 

 

 감독이 경기 결과에 따라서 그때그때 감정 변화를 드러내면 선수들은 야구를 하는 게 아니라 감독 얼굴을 쳐다본다.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못하고 위축돼버리는 것이다.

 

 

 

 선수들에게도 책임을 묻는 손가락이 언제나 자신을 향해 있어야지 다른 사람한테 가 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오키나와 캠프에 갔는데 LG가 가장 먼저 캠프에 들어와 있었다. 연습하는 걸 보러 갔더니 선수들이 운동장을 돌고 있었다. 1군은 아직 안 왔고, 2군이 연습 중이었다. 잠깐 지켜보고 있다가 어느 코치를 만나서 얘기를 하는데, 그 코치가 , 다행입니다. 감독님했다. 왜 그러냐 했더니 한 명의 부상자도 없이 1군에 넘기게 됐습니다하는데, 그 말을 듣고 나는 속으로 ‘LG는 잡았다싶었다. 어떻게 그 말 한 마디에 잡았다 생각했냐 하면, 도대체 연습하는 뜻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직력이 탄탄해졌다는 것은 선수들이 팀을 위해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게 됐다는 말이다.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고, 멀리 가고 싶으면 함께 가라.’

 내가 좋아하는 아프리카 속담이다.

 

 

 

 결단은 모든 것을 다 얻겠다는 마음에서 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얼마나 과감하게 버릴 수 있냐가 중요하다. 이거 할까 저거 할까 망설이면 절대 결단을 내릴 수 없다.

 

 

 

 내가 선수였던 시절에는 미트를 뜯어서 물에 담가뒀다가 그늘에 말려서 다시 자기 손에 맞게 조였다. 그렇게 하면 공을 받을 때 소리가 크고 명쾌하게 나서 투수의 기분을 업시켜줄 수 있었다.

 

 

 

 

2010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후, 마운드의 김광현이 자신을 향해 팔 벌리고 다가오는 박경완에게 모자를 벗고 90도로 인사하는 장면은 많은 팬들에게 기은 인상을 남겼다.

 

 

 

순하게 살아야지 싶다.

순한 마음으로 할 말 하고,

리드할 것 리드하고,

견뎌낼 것 견뎌내는 것……

 

 

 

 진실은 마라톤이라는 생각이 나를 나로 살아가도록 하지 않았나 싶다.

 

 

 

 안간힘도 이렇게 계획이 구체적으로 서야 나온다.

 

 

 

 단순히 이겨야 한다고만 생각하면 사람이 작아진다. 이기지 못하면 불쌍한 사람이 돼버린다. 초조함이 생기고 그것이 지는 원인이 된다. 끝끝내 이기려면 완벽한 근거를 가지고 할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해야만 가능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길은

야구장 가는 길이다.

앞으로도 나는 그 길 위에서

부딪히면 살아갈 것이다.

 

그것이 나의 베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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