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이해할 수 없었다
왜 꽃을 보러 차를 타고 떠나는지
어릴 땐 이해할 수 없었다
엄마는 왜 시장 가다 말고 멈춰서 꽃을 바라보는지
어릴 땐 이해할 수 없었다
때 되면 피는 꽃에 어른들은 왜 신기해하는지
어릴 땐 이해할 수 없었다
할머니는 꽃에 물을 주며 왜 ‘많이 먹어라’ 말하는지
어릴 땐 이해할 수 없었다
달맞이니 개망초니 왜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주는지
어릴 땐 이해할 수 없었다
꽃을 바라볼 때의 어른들의 그 안도하는 표정들을
어릴 땐,
아직 아이인 동안엔
절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때가 내 평생의 봄이었음을.
많은 어른들이
그 꽃에서
평생의 봄을 바라본다는 것을
오늘 아침
버스정류장 앞에 환하게 핀 벚꽃을 바라보다
회사에 한참을 늦었다
늦어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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