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글을 쓰는 시간보다
이런 느낌의 글을 써야지
이런 방식의 글을 써야지
이런 곳에 가서 글을 써야지
이런 음악을 들으며 글을 써야지
라는 상상을 하는 시간이 더 많다
그리고 정작
원하던 시간 원하던 장소에 가서
원하던 느낌의 글을 쓰려고 하면
에이, 오늘은 안 되겠네
하고 돌아온다.
그럴 수밖에.
지금, 당장, 하지 못하고
나중으로 미루는 것을 참을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덜 뜨겁다는 얘기일 테니까.
막상 그때 그곳에 가서 들여다보면
빈 열정을 마주할 뿐이니까
내가 당장 잠을 2시간밖에 못 자도
그래서 내일 하루가 엉망이 되건 말건
오늘 꼭 만나고야 말겠어
같은 감정 없이는
그저 그런 습관적인 것 밖엔 나오지 않겠지
이것 없이는 안 될 것 같아
이렇게 하지 않고는 잠을 못 잘 것 같아
같은 감정이 그래
5월부터 6월 첫 주까지 한바탕 지나갔지
애리조나주를 휩쓸고 간 태풍처럼
그러니
누군가 내게 사랑하는 사람 한 명과
1년의 휴가를 준다면
활자 하나하나마다 열선이 지나가는 듯한
책 한 권을 쓸 수도 있을 텐데.
정말 그럴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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