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하나 둘
사람들이 하나, 둘,
셋, 넷, 돌아가고
냇가에 홀로 놓인 듯 거리는 겨우 조용해졌다
제빙기에서 얼음 떨어지는 소리에
놀라는 털 많은 고양이를 보다가
나도 그처럼
내 털을 긁고 싶었다
귀 밑이라던가
턱 밑
부드럽고 그늘진 곳에서
고양이는 그 쓸쓸함 앞에 나보다 유연해보였다
나는 애써
우연히 만난 고양이와 나 사이에
우연이나 인연, 의미 따위를 넣어 위로 받고 싶었고
고양이는
그런 애들 많이 봐왔다는 듯
조용히 사라졌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털을 핥지 못한 고양이처럼
그 여름을 시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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