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공사 중:
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두려운 일이다.
포용적이 되기 보다
점점 굳고 쪼들어간다.
콘크리트나 시멘트 철근 같은 사람이 되어 간다.
자유롭게 문을 열어 재끼기 보다
녹슨 자물쇠 같은 인간이 되어 버린다.
어떤 사람은 입에 술을 대면 자동적으로 끝까지 달리는 사람이
이미 되어버렸고,
그게 곧 그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떤 사람은 자기 생각을 주장하기 보다
상사와 클라이언트에게 자동적으로 맞춰 생각하는 사람이
이미 되어버렸고,
그게 그 사람이 되어버렸다.
나는 가끔씩 꼰대 같다는 말을 듣곤 했는데
이러다 얼마 후엔 이미 꼰대 같은 사람이 되어 버렸을 것 같다.
그리고 나면?
그 꼰대가 바로 나인 것이다.
산다는 건 계속해서 나라는 사람을 ‘건축’해가는 일이다.
지긋지긋한 서울 도심의 건축현장처럼.
먼지와 각종 건축 폐기물들을 휘날리며 살아간다.
그러다 거의 나라는 사람이 지어질 때쯤이면
‘완성’되었다기 보다는 오히려
더 이상은 ‘손 댈 수 없는’ 인간이 되어 버리면
그 사람의 추함과 아름다움, 건실함과 부실함.
건물을 짓는 동안의 과정까지도 한 눈에 비교되어 나타날 것이다.
저 회사 밖 수많은 빌딩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