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의 풍경:
좋은 노래는 ‘풍경’을 보여준다.
감정은 보여질 수 없는 거니까.
노래에 담긴 정서가 풍경과 분위기로 다가온다.
어젯밤에는 팀 부장님 생일 겸 광고 하나가 온에어된 기념으로 쫑파티를 했다.
결과적으로는 회식이었다.
12시쯤 언제나처럼 또 괴로움과 짜증. 그리고 희열을 느끼며
무리로부터 도망쳐나왔다.
그리고 내내 불편한 꿈을 꾸었다.
함께 술을 마시다 몸이 힘들고 어지러워
먼저 집에 가는 것을 우리나라에서는 ‘도망친다’고 표현한다.
술이 떡이 되서 되도 않는 말을 반복하는 사람과
1시간 째 욕만 하고 있는 사람과
내 밑으로 다 들어! 라는 계급주의의 화신이 된 사람을 피해
이제 그만 일어서려는 사람을 한국에서는 ‘도망친다’고 표현한다.
광고생활 9년 째 회식 때마다 중간에 ‘도망치는’ 나는,
나도 모르게 속에 독이 쌓여 술자리만 끌려가면
“언제 한 번 누구 걸리기만 해봐 강제로 권하는 면상에 술잔을 처 날릴 테니!”라는
생각이 불끈불끈 솟아 걱정스럽다.
어제 홀로 술집을 빠져나와 행여 누가 잡으러 오거나
좋은 꼴 목격했다고 너부리 떨까봐
가로수길 뒷골목으로 터벅터벅 사라지던 내 모습
그 풍경에는 어떤 노래가 어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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