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의 딜레마1
촬영의 퀄리티가 시간과 돈에 따라 높아진다면
아이디어의 퀄리티는 시간과 의욕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 수 있는데
팀에서 현실적으로 아이디어 낼 시간이 가장 적은 건,
막내와 팀장이다.
막내는 줄줄이 선배들이 부탁(?)하는 잡무들 + 팀잡무들 처리만으로도 하루가 모자라고
팀장은 또 팀장으로서의 잡무들과 프로세스들이 시간을 많이 잡아먹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후배들에게
‘아이디어 낼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니 일이고, 니 능력이라고 얘기하곤 하는데
그러다보니 누구는 툭하면 어딘가로 짱박히고(제 자리에 있으면 15분이 멀다하고 돌아가며 불러대니까)
누구는 일과 시간동안은 아예 아이디어 내길 포기하고, 일과가 끝난 후 밤을 샌다.
당연히 팀 동료의 한 명으로선 후자의 태도를 지닌 사람이 대단하고 듬직하다.
소위, 막내 일을 ‘빠삭’하게 해내고도 자기 아이디어의 열정이 밤을 불사를 정도로 남아있다니
해봐서 알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해봐서 알지만 결코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그정도로 아이디어 낼 시간의 확보는 중요한 문제고,
광고회사의 야근이 마음 먹기에 따라 정말 어마어마해질 수 있는 이유다.
그런데 여기 등 뒤의 더 큰 문제는
결혼을 했거나, 아이가 있거나, 아이가 아프거나, 연애가 한창일 때
진짜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순수한 문제가
현실적 문제와 부딪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