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베스, 윌리엄 셰익스피어, 펭귄클래식코리아, 2014

 

 

 

 

 첫 번째 마녀

   우리 셋이 언제 다시 만날까?

   천둥 칠 때, 번개 칠 때, 아니면 비 올때?

두 번째 마녀

   우르릉 쾅쾅 소란이 끝날 때,

   싸움에 지고도 이겼을 때.

 

 

 

 

 부인

   나의 영주시여, 당신 얼굴은 무슨 책 같군요.

   사람들이 수상한 내용을 읽겠습니다. 세상을 속이려면,

   세상 사람들이 원하는 얼굴을 하고 다니세요.

   당신 눈과 손, 그리고 혀 속에 환영의 뜻을 담아두세요.

   순진한 꽃처럼 보여야 해요.

   그러나 그 아래 숨어 있는 독사가 되세요.

 

 

 

 

맥베스

   이제부터 잠을 이루지 못한다!

   맥베스는 잠을 죽였다 - 그 천진난만한 잠,

   근심의 헝클어진 실타래를 풀어주는 잠,

   하루의 생명이 끝나는 잠, 격심한 노고를 풀어주는 목욕,

   상처 난 마음의 치유제, 대자연의 가장 좋은 성찬,

   인생의 잔치에서 으뜸가는 자양분인 잠을 죽였다.

 

 

 

 

 세번째 마녀

   용의 비늘, 늑대 이빨,

   마녀의 미이라와 포식한

   상어의 위장과 창자,

   밤중에 뽑은 독당근 뿌리,

   불경한 유대 놈의 간,

   염소 쓸개, 게다가 월식 때 채 썰어놓은

   주목 가지, 터키 놈의 코 게다가 타타르 놈 입술,

   창녀가 도랑에서 낳자마자 목 졸라 죽인 갓난애 손가락,

   다 집어 넣고 진하게 걸쭉하게 죽을 끓여라.

   거기다가 호랑이의 창자까지 보태자.

 

 

 

 

 맬컴

   이제 남은 것은 작별의 인사뿐이오. 맥베스는

   이제 흔들면 떨어질 정도로 익어버렸소.

 

 

 

 

맥베스

   꺼져라, 꺼져라, 짧은 촛불아!

   인생이란 그저 걸어 다니는 그림자일 뿐,

   무대 위에 머무르는 동안에는 우쭐대고 걸으며

   투덜거리지만, 곧바로 잊히는 가련한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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