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처럼 사라지리라
근래 다운받은 노래들을 30여분 가량 듣다가
문득.
깜딱 놀란다.
“라인업이 정말 화려하구나…!”
한 순간 이 현실이 기적처럼 느껴진다.
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음악가를 꿈꾸는 10000명 중 실제 음악가가 된 1명이
평생 만들 노래 중 어쩌면 가장 뛰어날 그 1곡들만을 모아
죽 이어서 듣고 있다니…
조금 과장하면 마치… 기적 같다.
21세기의 자본주의 시스템이 만들어낸 소규모의 기적.
그리고 이 기적 같은 순간을 만들어준 곡들은
다음 달이면 다른 곡들로 교체가 되고
이 순간의 감동도 차곡차곡 잊혀지겠지.
음악가를 꿈꾸는 10000명 중 꿈을 이룬 1명이
평생 작업한(할) 곡들 중 가장 좋은 곡이라 하더라도
이 정도의 궤적을 그리며 사라지게 될 운명이라는 것.
그러니 크리에이터란 얼마나 과도한 위험인지.
부모님들도 권하지 않을 만 하지.
그러니 결국 누가 뭐래도
평생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원동력은
자기 만족,
그리고 ‘부모의 편중된 시선을 뛰어넘는’자부심이겠지.
반짝이는 별들의 주위가 한없이 어둡고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춥더라도
그렇게 기적의 일부로 사라지는 것을 택하는 이들은
여전히 10000명 20000명 계속 되겠지.
'som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핀조명 아랑곳 없이 (0) | 2015.02.12 |
---|---|
반복한 인생 (0) | 2015.02.11 |
빈 병의 이름으로 (0) | 2015.02.09 |
들을 떠 (0) | 2015.02.09 |
서정에 밥 말아먹고 싶다 (0) | 2015.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