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코리아 2015년 2월
치유를 부르는 가면 그림
이라크에서 폭발물 처리 전문가로 활동한 로버트 보 웨스터 공군 하사(퇴역)는 수백 개의 급조폭발물을 다뤘지만 끔찍한 결과를 낳은 몇 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사고 없이 처리했습니다. "내 부상은 대부분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숨겨져 있죠." 그는 말합니다.
미국 메릴랜드 주 베데스다에 있는 워터리드 보훈병원 산하 상이군인 치료센터(NICoE)에서 군인들은 내면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가면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는 가면 그림은 자신이 느끼고 있는 고통을 소리 없이 표현하지만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폭발사고로 뇌 손상을 입으면 많은 병사들이 변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해 일부는 미술치료를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 이 가면은 칼자국이 얼굴을 사선으로 가로지르고 있고 작은 톱니바퀴들이 드러나 있어서 기계적인 군대 문화를 떠올리게 한다. 방탄복을 입으면 폭탄 파편을 막을 수 있지만 폭발로 인한 충격파를 막을 수는 없다.
육군 소속 의무병으로 병사들을 치료하던 도중 폭발 사고로 부상을 입은 호프먼이 반은 성조기가, 반은 해골이 그려진 가면을 쓴 채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매일 복용하는 많은 약 앞에 서 있다. "내 이름을 알고는 있지만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를 모르겠어요..."
샤워하는 걸 잊지 않기 위해 알람을 설정해야만 하는 일이 생기리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어요. 나는 지금 서른 아홉 살이에요. 약을 먹든 무엇을 하든 간에 알람 설정을 해야 해요....
로버트 보 웨스터 공군 하사(퇴역)
폭발물을 처리하기 전에 복장을 갖춰 입는 게 "마지막 순서예요. 달리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거든요.... 처리 대원과 급조 폭발물만 있는 거죠.... 그 순간에 실수하면 목숨을 잃을 게 거의 확실해요. 사람들이 이걸 '기나긴 산책'이라고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폭탄제거복을 입으면 첫째, 무게가 45kg이나 나가기 때문에 모든 게 더 힘들어져요... 둘째, 자신이 무슨 일을 하려는지 아니까 압박을 받기도 하고요. 그리고 셋째, 사방이 고요하니까 걷는 데 한 시간은 걸리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데이비드 그리에고 육군상사
"상이군인 치료 프로그램의 안 좋은 점 한 가지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를 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렇다고 내가 기자님이 질문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건 아니지만, 내가 아는 한 가지는 언제고 잠시라도 그 이야기를 하게 되면 어떤 모습들이 떠오르거나 오늘 밤에 악몽을 꾸게 도리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간혹 이렇게 중얼거리곤 합니다. '차라리 신체 일부를 잃었으면 사람들이 알아볼 텐데. 사람들이 이해할 텐데.'"
놀라운 진드기의 세계
몇 년 전 나는 모낭 속에 서식하는 진드기인 모낭충을 두고 내기를 했다. 녀석들은 아주 작아서 작은 바늘귀 안에서 10여 마리가 춤을 출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 진드기들이 활개 치는 곳은 다름 아닌 사람의 얼굴일 가능성이 높다. 녀석들은 밤에 짝짓기를 하기 위해 얼굴 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낮이 되면 먹이를 먹으러 모낭 속으로 기어들어간다. 그곳에서 어미 진드기들은 진드기 모양의 다소 큰 알을 낳는다. 알이 부화해 새끼가 태어나면 모든 진드기가 그렇듯 허물을 벗는데 탈피르 ㄹ할 때마다 몸집이 약간 더 커진다. 녀석들은 불과 몇 주밖에 살지 못한다. 항문이 없는 진드기는 몸에 배설물이 꽉 들어차는 순간 죽는다. 그 후 사람의 머리에서 부식해 없어진다.
면봉으로 피부를 닦거나 채취해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표본 조사를 한 모든 성인의 피부에서 진드기가 발견됐다. 그 가운데 한 종은 주로 아시아계의 몸에 서식하는 듯한데 녀석은 학계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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