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뮈엘 베케트의 말 없는 삶, 나탈리 레제, 워크룸 프레스, 2014(초판 2쇄)
파리 14구, 르미뒤몽 셀 가. 사뮈엘 베케트는 이곳에서 조용히 자신의 나날들을 마감한다. 이곳은 제3의 장소이자 유폐의 자리, 기다림의 구덩이이다. 시간은 여기서 간호를 받거나 산책을 하면서 지나간다.
그러다 다시 더블린으로 돌아온다. 새어나가는 몸과 마음을 이끌고 런던을 헤매 다니거나 마음과 두 발의 고통을 겪으며 독일을 누빈다. 또다시 더블린에 되돌아온다.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조이스와의 만남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아래로 내려가서 왁자지껄 허세를 떨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들지 않았다. 그 대가로 영원을 준다 해도.
"다른 나라의 언어로 침묵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전전긍긍하다니, 이 얼마나 자가당착적인 일인가! 나는 완전히 부조리하고, 완전히 터무니 없다...."
작가는 1930년대에 "언어에 구멍을 뚫고" 싶다고 천명한 적이 있다.
술 마시기, 그것도 종종 죽도록 마시기. 그건 또한 어린 시절의 영역을 되찾는 것, 전속력으로 내달리는 것, 낙엽송 위에서 뛰어내리는 것과 같은 일이다.
"나는 고독이 고통스럽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종이에 구멍들이 열려 그 어디로부터도 깊이 떨어진 곳으로(fathoms from anywhere) 나를 데려가니까요."
베케트는 이렇게 말했다. "로제와 나는 말하자면 알 같다. 서로를 어떻게 품어야 할지 모르겠다." 블랭은 베케트에 관해 그가 "정신의 전망"을 지녔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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