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더의 그림자 , 오슨 스콧 카드, 루비박스, 2013(1 4)


 


 


 


 


 "문명인이라는 게 그런 뜻 아닌가요? 원하는 걸 얻기 위해 기다릴 수 있는 자?"


 


 


 


 "그거 아니? 갓난아기가 3년 동안 그렇게 살아남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야."


 "내가 죽지 않은 게 이상하다는 뜻이군요."


 "그런 게 아니라...... 하느님이 널 지켜보셨다는 뜻이야."


 "그렇군요. 물론 그렇겠죠. 그런데 왜 다른 아이들은 죽게 내러려뒀을까요?"


  "그 아이들을 사랑하시기에 당신 품으로 데려가신 거야."


 "그럼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네요?"


 "아니, 너도 사랑하셔, 그분은......"


 "그렇게 열심히 지켜보고 있었으면, 가끔씩 나한테 먹을 거라도 좀 줄 수 있었을 텐데요."


 "구분이 나를 너에게로 인도하셨어. 너에게 뭔가 위대한 목적을 지니고 계신 거야, .너는 그게 뭔지 모르겠지만, 하느님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렇게 기적처럼 널 살려두지 않으셨을 거야."


 빈은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지겨웠다. 칼로타 수녀는 하느님 얘기를 하는 게 아주 행복한 모양이었지만, 그는 하느님이 대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그녀는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좋은 일이 하느님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러면서 나쁜 일이 있을 때는 하느님을 언급하지 않거나 결국에는 그게 좋은 일이 될 수 있는 이유를 찾아냈다.


 


 


 


 "네로, 넌 이 우주선에 탄 모든 아이들의 본보기다. 다른 아이들은 대단히 어리석어서, 자신의 어리석은 생각을 속으로 담아두는 게 낫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너는 네 어리석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야 한다는 심오한 진실을 이해하고 있어. 어리석음을 안에 담아두는 것은 그걸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거기에 매달리고 보호하려 한다는 뜻이지. 하지만 어리석음을 드러내면, 그것을 알아차리고 수정하여 지혜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너희 모두 용감해져라. 네로 블랑제처럼. 자신이 정말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착각을 하고 있거든, 반드시 소리를 내서 떠들어라. 네 정신적 한계들이 생각이라는 방귀로 뿡뿡 튀어나오게 하라. 그래야 배울 기회가 있을 테니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