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한국시리즈 패배가 확정적이다.

승부는 알 수 없다지만 이미 3대 1로 몰린 상황.

더구나 딱히 어떻게 이길지 해법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다음 경기엔 제발 운이 좋길 바란다는 것.

사실 이미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패배는 언제나 기분이 나쁘다.

이상하게 패배는 빨리 잊어버리고 싶고 승리만 기억하고 싶다.

정규리그 1위. 그리고 이어서 한국시리즈 1위를 한 팀이라고 해서 승리만 있는 건 아니고

꽤 많은 패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패배는 언제나 기억 속에서 소외되어 버린다.

과소평가 되기도 하고.

 

사실 야구만이 아니라 사회생활이나, 일, 연애, 시험, 프로젝트, 등등에 있어서도

패배는 승리만큼이나 당연한 걸 텐데 좀처럼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새로운 패배의 가능성이 눈 앞에 다가오면 언제나 처음 맞는 패배처럼 속 쓰리다.

그러다가도 막상 패배를 겪은 뒤에는, 비로소 지난 패배들이 연거푸 함께 몰려들며

이게 뭐야, 저번에도 이랬잖아, 왜 자꾸 이러는 거야, 왜 나에게 시련이 자꾸 반복 되는 거야,

패배의 아픔을 배가 시킨다.

 

월요일 아침, 출근길엔 누구나 쉽게 패배자가 된다.

눈을 뜨고 다시 월요일을 맞는 것, 가기 싫은 몸뚱이를 버스나 지하철에 밀어넣는 것 자체가 패배의 느낌이다.

하지만 한편 실업자, 구직자의 입장에선 월요일 출근길 자체가 승리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없는 나의 무기력함으로

승리의 월요일이건 패배의 월요일이건 한없이 지연시키고만 싶은 게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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