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흡연자가 여행하기 좋은 나라다.
맥도널드에 들어서면 담배 연기가 맡아지고(맥도널드에 흡연층이 있다)
커피점에 가면 흡연석의 비중이 금연석보다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장실에는 담배 연기도 꽁초도 없다.
거리의 가장 후미진 곳까지 뒤져도 꽁초 하나 찾아볼 수 없게 깨끗하다.
거리를 더럽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청소부는 빗자루 대신 집게를 들고 다닌다.
어쩌다 한 두 개 보이는 쓰레기를 주우면 끝이다.
처음 오사카항에 내려서
일본은 거리에서 담배 피우면 불법인가? 하고 한참 혼자 고민하다
결국 소심하게 담배에 불을 못 붙였던 기억이 난다.
그정도로 거리에 흡연의 흔적이 없고
일본에선 재떨이에 조차 침 뱉는 사람이 없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일본은 담배를 피워도 되는 나라다.
그리고 한국은 피우면 안 되는 나라다.
처음 한국 카페와 술집에서 흡연을 못하게 하고
나중엔 일부 거리에서도 담배를 못 피우게 했을 땐, 불만이 많았는데
비흡연자의 권리도 물론 중요하지만 흡연자의 권리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한국 흡연자에겐 딱히 권리를 주지 않아도 될 것 같기도 하다.
한국에선 심지어 비흡연 거리에서도 구석에 떨어진 담배꽁초를 쉽게 볼 수가 있다.
그 옆에 눅진하게 뒤덮인 침과 가래는 죽이 잘 맞는 앙상블이다.
그토록 남들의 눈치를 많이 보면서도 담배 필 때만큼은 자기중심적이다.
술과 담배 문화 등에 관대 했던 과거의 영향이다.
세상에는 담배를 피워도 되는 나라가 있고 피우면 안 되는 나라가 있다.
한국 흡연자의 의식수준은... 차라리 안 피우는 게 맞다.
'불나면들고나갈것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32. 즐기기만 하려고? 라는 엉성한 질문에 대해 (0) | 2017.11.28 |
---|---|
31. 예의 없는 늙은 것들에 대해 (0) | 2017.11.28 |
29. 껍질을 뚫고가는 길 (0) | 2017.11.27 |
28. 짐을 줄이는 몰랐던 방법 (0) | 2017.11.27 |
27. 목표를 쫓는 기차 (0) | 2017.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