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혼은 싫고 연애는 좋다.

 

나처럼 결혼은 싫고 연애는 좋다는 사람들은 종종

이런 질문 아닌 질문을 받게 된다.

 

즐기기만 하려고?

 

아마도 이 질문의 이면에는

연애만 하는 것은 불완전하며 결혼까지 생각해야 진정한 사랑이다

라는 주장이 들어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질문 자체가 지닌 모순이 있는데,

그것은 이 질문을 들었을 때

마치 결혼이란 즐겁지 않은 것이란 뉘앙스로 들려온다는 것이다.

 

 결혼 사랑  연애의 완성형이라면,

불완전한 연애 보다 몇 배나 더 즐겁고 행복한 것이어야 맞다.

 

그런데 즐기기만 하려고? 라는 질문에는 이미

결혼이란 연애만큼 즐겁지는 않아라는 뉘앙스가 들어있고

따라서 가뜩이나 결혼에 대해 생각 없는 나에게

역시 결혼은 별로 즐겁지 않은 거로군 이라고 받아들여진다.

 

만약 내가 결혼 옹호론자이고, 내가 연애주의자에게 질문을 던진다면

연애 정도로 되겠어?라고 질문할 것이다.

"더 큰 감동과 기적 같은 순간들을 놓치는 거야"라고 덧붙일 것이다. 

그리고 결혼이 정말 사랑의 끝판왕 같은 것이라면 당연히 이런 식의 사고가 선행될 것이다.

사랑의 1단계 밖에 모르는 너가 안타깝다는 듯이.


30대를 지나 40대가 되어서도

나는 결혼은 싫고 연애가 좋다.


나는 변하지 않았는데 주변 사람들의 질문이 변했다.


"나중에 외로우면 어쩌려고?"


적어도 나에게는 이 질문이 보다 와닿는다. 

남은 생을 오랫동안 함께할 가족, 부인이 있다는 건 분명 덜 외롭게 사는 방법일 테니까. 

그리고 그것은 분명 결혼이 지닌 미덕일 테니까.


하지만 여전히 "즐기기만 하려고?"라는 질문과 결혼, 비결혼의 상관 관계를 전혀 알 수가 없다. 

이런 질문을 하는 이들에게 '결혼'이란 대체 어떤 의미이며,

그 의미가 만약 부정적이거나 다분히 관습적인 것 뿐이라면 대체 그걸 왜 하라고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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