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지금은 불행하더라도, 미래의 행복을 위해 참겠다.
이런 식의 발상은 별로 현명해보이지 않는다.
행복한 미래를 위해 지금의 안 행복함을 참고 견디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결국 미래에는 행복해지게 되는 사람을 나는 알지 못한다.
아마도 10년 뒤, 20년 뒤, 30년 뒤에도 그 뒤의 미래를 생각하며 안 행복함을 참고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행복이란 돈이나 모자, 보석처럼 모으거나, 쌓아두거나, 어느 정해진 날 '개시'할 수 있는게 아니다.
행복이란 일단 행복을 느끼는 유전자에 의해 선천적으로 많이 느끼는 사람과 적게 느끼는 사람이 정해지는 데다가,
또한 후천적으로 만들어가는 행복이란 '기술'에 가깝다.
행복해지는 '기술'을 한번 잃어버리고 나면, 돈이나 번듯한 직업으로 구할 해도 다시 구할 수가 없다.
음악이 너무 하고 싶던 10대 젊은이가, 음악에 빠지는 행복을 참고 견디며
부모의 터무니 없는 발상을 따라 대학 진학까지 행복을 참으며 고통스럽게 수험 공부를 하고
마침내 대학에, 그것도 음악과는 전혀 상관 없는 학과에 진학을 한 뒤
자, 이제 음악을 하자- 해서 할 수 있을까?
막상 그때 가서 음악을 하면 과거 느꼈던 전율이나 행복감을 다시 느낄 수 있을까?
만약 내일 행복해지길 바란다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뭘까?
그것은 아마도, 오늘부터 행복해지는 것일 것이다.
오늘 행복해질 줄 모르는 사람이, 막연히 남들이 말한 조건을 충족하면 행복해질 거라고
그것만 믿고 달려간다고 훗날 자신의 행복을 찾아낼 순 없을 것이다.
남들의 '기준'에 들었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 성취감은 느낄 수 있을 테지만
만약 그것이 진정한 행복감이라면, 그건 너무 비참한 인생론이 아닐 수 없다.
행복한 미래를 위해 오늘의 행복하지 않음을 감수하는가?
그건 다만, 오늘 행복해질 능력 없는 이들의 속 보이는 변명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오늘 행복하지 않다면 하다못해 내일이나 모레라도 행복해져야 할 테니까 그렇게 믿고 가는 걸 지도 모른다.
오늘 행복하다면 내일도 행복할 것이다.
최소한 어제는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 불행하다면 내일 또한 행복해질 수 없다.
행복을 하루 미루면,
행복했던 마지막 날이 하루 더 뒤로 밀려날수록 우린 그 느낌이 뭐였는지 잊어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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