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트림 팀, 로버트 브루스 쇼, 더퀘스트, 2018(초판 발행)



 잘 조직된 팀은 팀원들이 팀과 동료에게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서로 압박 수준을 높여나간다. 함께 일하는 동료의 실적이 자기 자신에게 달렸다는 사실을 인지하면, 단순히 상사의 인정을 받으려고 기를 쓰는 일반적인 업무 환경에서보다 훨씬 더 스트레스가 클 수 있다. 


 이 일화의 숨은 의미는 ‘위험할 정도로 업무에 몰두하는 직원들이 있다’라는 은근한 자부심이다. 


 넷플릭스에서는 리드 헤이스팅스가 CEO로 취임한 후 문화강령을 개발했다. 헤이스팅스는 신입 직원 오리엔테이션 모임에 참가했을 때 그들 3명 중 1명이 회사의 강도 높은 업무 수행 문화에 충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접하고 당황했다(넷플릭스는 직원들에게 직원은 팀원이지 가족이 아니며 회사에서 꾸준히 제 몫을 다해야 한다고, 그러지 않으면 해고당한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기술 수준을 표현하기 위해 ‘재능 밀도’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재능 밀도가 높다는 말은 특별한 수준의 능력을 갖춘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이라는 의미다. 


 해고 사태 이후 넷플릭스의 경영진은 남아 있는 80명의 직원이 단순히 현 상태를 유지하는 데만 급급해서 기업이 진취적인 발전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두려워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더 적은 인원으로도 기업은 더 빠르게 성장했고 더 잘 운영됐다. 헤이스팅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그 이유를 알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일하는 척만 하는 사람은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넷플릭스의 접근방식은 이 한 문장에 잘 요약되어 있다. ‘넷플릭스에서는 적당히 일하면 넉넉한 퇴직금을 받게 된다.


 파타고니아의 설립자 이본 취나드는 신념이 강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어떤 부류의 고객을 좋아하는지 공개적으로 선언한다. 자신과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 즉 온몸에 흙먼지를 뒤집어쓰면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애정을 드러낸다. 그들을 ‘더트백Dirt Bags’(환경미화원, 쓰레기를 수거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옮긴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취나드는 연비가 형편없는 레인지 로버Range Rovers 같은 차를 타면서 파타고니아의 옷을 패션을 즐기듯 입는 사람들에 대한 경멸도 감추지 않는다. 


 개중에는 놀라운 관행들도 있었다. 아마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파타고니아가 사람들에게 자사 브랜드 옷을 사지 말라고 하던 광고가 아니었나 싶다. 당시 광고에는 ‘이 재킷을 하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카피와 함께 파타고니아의 인기 있는 재킷 사진이 실렸다. 광고 카피 밑에는 작은 글씨로 환경에 미치는 해악을 줄이려면 소비자는 물건을 덜 사고 기업은 물건을 덜 만들어야 한다고 쓰여 있었다. 


 자포스는 콜센터 직원에게 보상할 때 시간당 받은 전화 건수를 따져 효율성을 계산하지 않는다. 전화를 건 고객이 원래 사려던 제품보다 더 많이 사도록 권유하는 영업도 보상 기준이 아니다. 자포스는 콜센터에 전화를 건 소비자가 직원과 몇 시간씩 통화해도 괜찮다고 말한다. 실제로 자포스 콜센터에서 한 고객과 상담 직원이 끊지 않고 통화한 최고 기록이 10시간 43분에 달한다. 


 이런 사람들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 ‘강박에 가까운 집념’이다. 업무와 회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꾸준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은 거의 강박에 가까운 집념으로 일에 헌신한다.


 정신병원에 있는 사람들은 절대 자신이 미쳤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미쳤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알리바바 직원들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겁니다.”


 일에 강박적 집념이 있는 사람에게는 자기만족이 가장 중요하다 


 내 목표는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드는 겁니다.“


 소비자는 행복에 대한 자포스의 강박적 집념에서 반사적 이익을 얻는 것이지 소비자가 행복의 원천은 아니다.


 브제스니예프스키는 직업을 소명으로 여기는 사람이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으며, 더 오랜 시간 일하고, 쉬는 날도 더 적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 연구에 따르면, 90% 이상의 CEO가 자신의 팀 구성원들이 기업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지지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고위 경영진 중 2%만이 위의 사항 중 위 세가지 질문에만 똑 같은 답을 했다. 


 우선순위가 단순명료한지 그렇지 않은지 알려면, 가족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물어보면 된다. 만약 직원들이 가족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우선순위가 지나치게 복잡한 것이다.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1을 한꺼번에 개봉하기로 했다. 매주 1편씩 방송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13회를 동시에 내놓은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단순하고도 대담한 아이디어였다. 한 팀에서 전 회차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라고 생각했고, 회사가 이를 받아들여 실행에 옮긴 것이다. 황금 시간대는 매주 1편씩 방송되던 기존의 방식에서나 통했을 뿐 이제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크게 히트했고, 드라마 몰아보기가 큰 호응을 얻으며 이런 혁신은 더욱 가속화됐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TV 시청자 90% 이상이 몰아보기로 드라마나 TV프로그램을 본다고 한다.(이 조사에서 몰아보기의 기준은 하루에 에피소드 3회 이상을 보는 것이었다) 


 구글을 떠나 야후의 CEO가 된 머리사 메이어Marissa Mayer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야후에 온 이후 줄곧 받은 질문이 이것입니다. ‘야후에는 언제 20%의 시간을 적용할 것인가’ () 솔직히 말하자면, 구글의 20% 시간에는 약간의 비밀이 있습니다. 구글의 업무 시간이 120%라는 거죠.”


 수동적으로 공격적인 사람들, 그러니까 그룹 내에서 자신의 의견을 절대 드러내지 않다가 뒤에서 투덜거리고 불평하는 사람들은 독과 같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쉽게 찾아낼 수 있죠. 우리는 그런 사람이 발견되면 즉시 내보냅니다.”


 갈등을 수용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딜레마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편하다’는 말의 의미를 재정의하는 것이다. 대다수 그룹에서 편하다는 말은 팀원들 간 갈등이나 긴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모두가 협조적이고 매우 원만하게 합의되어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상태다. 하지만 익스트림 팀에서는 편하다는 말이 완전히 반대의 의미를 나타낸다. 팀원들 간에 반대 의견을 표현하고, 심지어 긴장감을 조성한다는 의미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