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B - 68, INSTAGRAM



 나는 인스타그램을 비롯해 페이스북, 트윝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집단 독백’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누군가의 게시물을 관심 있는 척 보지만, 결국 자기 이야기를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누군가는 내 글을 읽어주지 않을까?’하는 마음과 ‘어차피 사람들은 심각하게여기지 않을 테니 괜찮아’라는 마음이 동시에 든다.




 책보다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시대에 ‘독서하는 훈남들’이란 뜻을 가진 인스타그램 계정 @hotdudesreading이 조명을 받는 것은 매우 역설적인 현상이다. 사소한 말장난으로 시작되어 무려 100만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는 이

계정은 뉴욕의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남자들의 모습만을 모아 공유한다. 익명으로 계정을 운영하는 이들은 변호사부터 민간 자본 투자자, 패션 머천다이저, 심리치료사까지 다양한 업계에서 일하는 20~30대 남녀 친구 13명으로, 

지하철로 통근할 때 우연히 마주친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시나리오에 대해 농담 삼아 이야기하다가 친구들끼리 그룹 메신저에 사진을 고유하기 시작한 것. 지하철 풍경을 관찰한 끝에 멋진 남자들은 하나같이 다 책을 읽는다는

결론에 다다른 한 명이 장난삼아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2015년 2월 1일 해당 계정을 열었다.... 2016년에 출간한 책 <Hot Dudes Reading>은 피드를 통해 주목 받은 포스팅 속 주인공들의 인터뷰와 뉴욕의 

지하철 노선을 탐험하며 추가 촬영한 남성들의 사진을 같이 엮어 기존 피드 콘텐츠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마르티나 몬다도리가 인스타그램에 대해 “이탈리아에 새 숨결을 불어넣었다.”고 표현한 부분이 아주 흥미로웠어요. 이탈리아는 이미 대중적으로 너무나 유명하고 잘 알려진 나라지만, 인스타그램이 이탈리아의 풍성한 유산과 

풍경, 건축, 음식 문화 가운데서도 그동안 흔히 알려지지 않은 부분들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면서 문화적으로 ‘부활’이라고 할 만한 새로운 주목을 받게 되었다는 의미였죠. 어떤 객관적 사실 여부를 떠나 관점 자체가 아주 

신선한 의견이었다고 봅니다.



 

 “‘인태기’라고 인스타그램에 권태기가 왔다고들 하죠. 다른 채널에도 주목하고 있지만 인스타그램의 영향력을 대체할 만한 것은 아직 없기 때문에 그 안에서 다른 방식의 콘텐츠를 개발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포토메틱은 정해진 시간 동안 눈치 보지 않고 스스로 즐기면서 사진을 찍는 콘셉트의 셀프 스튜디오다. 전문 포토그래퍼 없이 카메라에 연결된 리모컨 버튼을 조작해 사진 촬영을 하는 방식인데,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포토그래퍼

홍승현 스스로가 낯선 사람에게 사진 찍히는 것이 쑥스러워 직접 리모컨을 들고 자기의 증명사진을 찍었던 것에 착안했다. 




 사진을 위한 공간의 등장은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이미지나 공간을 뜻하는 말인 ‘인스타그래머블 Instagrammable’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냈고, 이는 단숨에 상업 공간 마케팅의 화두로 떠올랐다.... “사람들이 공간을 평가하고

반응하기 시작하니 디자이너들이 진자 제대로 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은 열망이 생긴 거예요. 지금 인스타그램에서 주목받는 공간들을 눈여겨보세요. 대부분의 공간이 브랜드의 철학과 정서를 투영해 시각적인 새로움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을 ‘사진 공유 앱’이라고 말하는 건 신문을 ‘문자 공유용 책자’라고 말하거나 모차르트 시대의 음악을 ‘음표 모음집’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거물이 된 시스트롬은 2015년 <가디언The Guardia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스타그램이 세상을 바꿨다고 하는 주장이 있다. 카페나 레스토랑이 인스타그램의 감성에 맞춰 인테리어를 바꾸고, 1분 이하의 동영상만 시장에서 유통된다는 것이다. 공간 인테리어의 공식과 동영상 길이의 표준을 바꾼 

인스타그램의 공식과 동영상 길이의 표준을 바꾼 인스타그램의 성공 비결은 역설적이게도 끝없는 변화와 적응이었다. 인스타그램은 세상을 바꾸기 이전에 스스로 유저의 패턴과 피드백에 엄청나게 적응한 결과물이다. 하지만

이는 인스타그램의 성공 비결일 뿐 본질은 아니다. 인스타그램이 이렇게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수 있었던 이유,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달리 주춤하지 않는 이유, 인스타그램이 찾아낸 콘텐츠 플랫폼 비즈니스의 금맥은 다름 아닌

‘창작’에 있다. 




 이 접근 방식에 대해 아인슈타인이 한 유명한 말이 있어요.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나에게 1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문제의 핵심을 찾아내는 데 55분을 사용하고 나머지 5분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하겠다.” 케빈이 저희 

팀에 가르쳐준 것은 그 문제의 핵심을 찾는 데 들이는 시간의 중요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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