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2019년 1월

의료의 미래



 

포터는 죽기 10년도 더 전에 사후에 자신의 몸이 옮겨질 연구실을 방문했다. 그때 그녀는 시신을 종이 한 장 두께로 저며 내는 기계를 보고 스피처에게 전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들은 덕에 자신의 몸이 어떻게 될지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스피처는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앤슈츠 메디컬 캠퍼스의 가상인체실험센터 소장이다. 스피처는 포터에게 연구실을 보여주고 싶어 하지 않았다. 포터가 보여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고기 보관소 좀 봅시다. 그곳을 구석구석 다 봐야 내 몸을 기증할 겁니다.” 포터는 스피처에게 말했다. 그녀가 말한 고기 보관소는 콜로라도대학교 의과대학의 방 NG004를 의미한다.


 스피처는 텍사스주로 날아가 이미 냉동된 저니건의 시신을 가져온 뒤 밀리미터 단위의 두께로 2000개의 조각 가까이 잘라 디지털화했다. 디지털화한 영상 자료는 현재 HLM 웹사이트에서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1년 뒤, 스피처의 연구진은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심장병으로 사망한 59살 여자의 시신을 절단했다. 이들은 시신을 0.3mm 두께로 5000개가 넘는 조각으로 잘라내어 NLM에 절단 기술을 입증해보였다. 


 수전 포터의 몸은 60일 동안 2만 7000개의 조각으로 잘렸다. 이제부터는 엄청난 시간을 들여 조직과 기관, 혈관 등의 구조를 드러내기위 해 디지털 사진에서 뼈와 신경, 혈관을 잘 보이게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 작업은 2년에서

3년 정도 걸릴 것이다. 




 키라의 죽음은 충격적이지만 냉혹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질병에 걸릴 가능성을 예측하는 유전자 검사부터 암을 비롯한 여러 질병을 전례 없이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의료 기술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아기 10만 명이 태어날 때마다 산모 약 14명이 사망할 정도로 모성사망률이 꾸준히 높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46개 선진국 중에서 1990년부터 2015년 사이에 모성사망률이 증가한 나라는 세르비아와

미국밖에 없다. 이 수치에는 출산 후 6주 내에 합병증으로 사망한 산모들도 포함된다. 

 미국의 경우 이 문제와관련해 놀라운 통계 두 가지가 특히 눈에 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다르면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이 임신과 관련된 원인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백인 여성에 비해 약 세 배가 더 높으며 모성사망의

60% 이상이 막을 수 있는 죽음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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