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밥집



영어학원 가는 길에 새벽밥집에서

누더기 기워 입은 유령이 길바닥으로 쫓겨나는 것 같은

새벽밥집 냄새가 흘러나왔다.

새벽밥집 냄새는 그날의 노동을 암시하고 무엇보다

누군가의 노동을 위한 누군가의 또 다른 노동이다.

싫은 기억들이 들썩이기 전에 걸음을 빨리 했으나

냄새는 계속 들썩이며 따라 걸었다.

누가 자꾸 열기 싫은 밥뚜껑을 열고 기억의 밥알들을 뒤섞는 것 같았다.

해가 뜨기 한참 전 추운 부지런함이 괴상하고 두려웠다.

뼈마디도 더 뼈마디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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