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 11분



창문에 묻은 먼지 같은 존재.

안경이라면 알에 묻은 지문.

흘러간 자동차 배기음 같은 존재.

1시 11분이라고 말해질 때 11분 뒤에 붙은 1분 같은 존재.

실제 내 정체성 따위는 상관없는 무의미의 시간. 

그저 빨리 끝났으면 싶은, 혹은 집에 가고만 싶은 시간.

이럴 때 끓는 물에 들어간 귀리를 본다면 귀리의 비명소리가 들리겠지.

지치고 어수선한 잡음들 사이 몇 개씩 뺨을 때리는 단어들.

타인의 웃음에 어쩌면 독소가 있을까.

아침부터 게으름 부리지 않고 일을 했다면 지금은 일을 하고 있으면 안 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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