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바람
자기 비판과 성찰. 이건 맞바람 같은 거다.
이게 있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뒷바람을 타고 가는 건 앞으로 나아간다기 보다 떠밀려가는 것에 가깝다.
힘입어 간다고도 할 수 있겠고.
요트는 맞바람을 이용해서 바람을 거슬러 나아간다.
싸이클 선수들은 오르막길의 중력과 마찰을 이용해서 앞으로 나아간다.
다만 이런 식의 맞바람과 내 삶의 악조건이라는 선천적 장벽은 완전히 다르다.
무식하고 폭력적인 아빠와 그만큼 무식하고 알코올 중독인 엄마 사이에 태어났다면
그건 그냥 태풍이다.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의 이게 사랑이야 라는 잘못 자란 자존심은 재난이다.
그런 환경에 처한 이들에겐 사회와 주변 사람들이 뒷바람이 되주어야 한다.
아니면 강철 잠수함. 바람막이 성벽이 쳐진 섬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