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와서

 

 

병원에 와서의 가장 처음은 불쾌감과 불안감이다. 그리고 절망감.

나 또한 피할 수 없고 내가 조절할 수 없는

파리를 누르는 누군가의 신발 같은 걸 느끼기 때문이다.

다른 한 편으로 간간이 환자의 혼몽한 눈빛 속에 스쳐 지나가는 빛이 보인다.

그것은 아직은 생명을 지닌 이들의 잡소리, 소소한 말들, 발자국 소리에 대한 반응, 

삶에 대한 동경이다.

종합병동 입원실을 오갈 때, 그렇게 우린 죽음에 대한 절망 옆에선 생명이다.

하지만 그 또한 카드의 반대면과 같아

때가 되면 카드를 뒤집듯 우리도 저기에 누워

병원을 오가는 산 자들의 발자국 소리에 눈물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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