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컨트롤
치킨 한 마리를 혼자 다 먹으면서
동시에 맥주도 마셨으면서
복부비만이라니 내가, 라고 자책하는 패턴은 짜증이 난다.
복부비만을 받아들이든가, 술과 치킨처럼 기름진 걸 피하든가.
뇌의 상승나선, 하강나선, 나를 다루는 법, 행동을 컨트롤하는 법을 다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단 하나도 모르는 것처럼 산다.
그렇다면 결국 모르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기본적으로 ‘컨트롤’한다고 느낄 때 행복해한다.
불안을 컨트롤하고, 건강을 컨트롤하고, 상대방을 컨트롤하고, 직장과 친구 관계를 컨트롤하고.
재산과 돈 미래를 컨트롤하려 쌔가 빠지게 노력한다.
그러나 결국 치킨 한 마리 컨트롤 하지 못한다.
치킨 먹은 자신을 탓하는 행위를(그래 봤자 좋을 게 없음에도) 컨트롤하지 못한다.
오지도 않은 카톡을 열어보는 행위를 컨트롤하지 못한다.
오지도 않은 카톡을 오지 않은 걸 아는 상태로 열어보면서 동시에 이 모순된 행위를 스스로에게 납득시키는
것을 컨트롤하지 못한다.
많은 현대 정신분석학자, 뇌과학자, 심리학자가 말했듯이 우리에겐 자유의지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반면 무언가를 컨트롤해야만 행복을 느낀다.
이 둘은 서로 상반된 관계일까? 아니면 매우 밀접한 관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