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오랜만에 온 춘천은
전생을 방문하는 듯 하였다.
살긴 했으나
살았던 것 같지 않았다.
낡고 흐릿한 막이
내가 보아선 안 되는 어떤 시간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듯하였다.
눈도 잘 떠지지 않았다.
숨도.
애석한 일들이 발에 채였다.
춘천에서 올 말에 있을 친구 결혼식에
못 갈 것을
그때 이미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