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세의 모험, 가이아 빈스, 곰출판, 2018(전자책 발행)
우리는 살아있는 지구의 생물 화학적 조건을 의식적으로 재편하는 최초의 종이다.
과거에 인간이 주로 사용한 연료는 목재였는데, 목재를 태우면 그 나무가 성장하는 동안 흡수한 양만큼 이산화탄소가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인류세에 우리는 주로 화석 연료를 태워 에너지를 얻는데, 이때 수백만 년 전에 죽은 식물과 그밖의 생명체에 저장되어 있던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석유의 약 4.5l에는 한 사람이 8일 동안 일해야 생산할 수 있는 양의 에너지가 포함되어 있다.
“여자아이를 교육하는 것은 한 나라를 교육하는 것과 같습니다.” 예전에 우간다에서 어느 여섯 살 소녀가 내게 이렇게 비장하게 말했다.
은행 계좌를 개설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은행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사는 수백만 명의 아프리카인들에게, 모바일 머니는 생애 최초로 안전하게 저금할 기회를 주었다.
2003년까지 인간은 총 50억 기가바이트의 디지털 정보를 만들어냈다. 2010년에는 똑같은 양의 정보가 이틀마다 창조되었고, 2013년에는 10분마다 창조되었다.
인류세에 인류라는 종은 네트워크로 연결된 변화된 동물이다.
개발도상국 세계 전역에서 대부분의 정전은 계획된 간헐적 전력 차단이다. 정부가 지역별로 돌아가며 전기를 분배하는 방법으로 부족한 공급을 관리하려는 시도이다.
산 위쪽의 상대적 냉기는 세계 최대의 담수원을 만들어낸다.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산꼭대기의 찬 공기와 부딪쳐 응결되면, 더 이상 담고 있을 수 없는 수증기를 비나 눈으로 내놓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물의 대부분이 축적된 장소에 그대로 머문다. 전체적으로 보면, 지구가 보유하는 물의 97.5%가 바닷물 또는 짠 지하수이다. 나머지 물 가운데 단 0.01&가 구름과 비에 실려 있고, 0.08%는 호수, 강, 습지에 있다. 0.75%가 지하수이고, 1.66%는 빙하와 설괴 빙원에 있다. 다시 말해 전 세계 담수의 절반 이상이 빙하에 저장되어 있다는 뜻이다.
인류세에 인간이 지구의 온도를 높이면서 산은 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종들은 원래 살던 기온을 찾아 10년에 12m 속도로 비탈을 오르고 있다. 보통 기온이 0.5도 상승할 때마다 대략 100m씩 올라가야 한다. 확실히 식물보다는 동물들이 쉽지만 식물들 역시 이동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럽의 관다발 식물들은 지난 7년 동안 평균 2.7m를 올라갔다. 어떤 종들은 전에 살던 지대가 인간 거주지나 농장이 되면서 고립되기도 한다. 하지만 꼭대기에 이르러 더는 갈 데가 없는 수만 종은 멸종 위기에 처한다. 특히 열대 지방의 산지에 사는 종들이 그렇다. 환경보존주의자들은 현재 그런 종들을 구하기 위해 기후가 더 적합한 장소로 종을 옮기는 ‘계획 이주’를 실시하고 있다.
몇몇 경우, 기후 이주는 산의 더 높은 곳에서 과일과 채소를 재배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사람들에게 이롭다. 하지만 전염병을 옮기는 모기들이 더 높은 고도에서 살 수 있게 되면서 면역력이 없는 그곳 거주민들이 전염병에 감염되고 있는데, 그 결과는 치명적이다.
전 세계의 많은 정부들이 비록 말도 안 될 정도로 부적절한 규모이기는 하나 이미 저수지 건설 사업을 시작했다. 중국은 고위도 사막 지역인 신장 지역에서 녹고 있는 빙하에서 나오는 물을 붙잡아 저장하기 위해 저수지 59개를 건설하고 있다. 하지만 비용도 어마어마할뿐더러 모든 곳에서 거대한 면적의 얼음을 콘크리트 물통으로 대체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평화는 물에 달려 있지요.”
인간은 현재 전 세계 담수의 3분의 2 이상을 통제하고 있다. 우리는 너무 많은 물을 포획함으로써 전 세계 물의 무게를 재분배했고, 지구는 현재 약간 더 느리게 돌고 있다.
라오스는 가장 저개발된 국가 목록에 올라 있다. 그런 처지가 된 한 가지 이유는 그 나라에 흩뿌려진 산탄식 폭탄 때문이다. 비싸고 힘든 지뢰 제거 과정 없이는 밭을 갈거나 도로를 건설하기 어려운 것이다. 1960년대 말 이른바 ‘비밀 전쟁(베트남전쟁의 일부였던 라오스내전에 미국이 비밀리에 가담한 것을 이르는 말)’ 동안 있었던 거의 60만 번의 미군 작전 때 투하된 200만T의 폭탄 가운데 3분의 1이 폭발하지 않은 상태로 남았다. 40년이 훌쩍 지난 뒤에도 그 폭탄들은 계속해서 사람들을 죽이고 불구로 만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한국, 중국, 인도는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광대한 땅을 매입했는데, 대부분이 가장 가난한 나라의 비옥한 지대와 강 유역의 땅들이다. 매입의 목적은 농작물을 길러 자국으로 역수출하기 위해서이다. 예컨대 나일강은 현재 그곳에 사는 주민들뿐 아니라 수단의 일부분을 매입한 다른 대륙 사람들까지 먹여 살려야 한다.
인도 땅의 약 69%가 현재 ‘건조한 땅’으로 분류된다(25%가 사막이다). 주요 산업이 농업인 국가에는 밝지 않은 전망이다. 게다가 이것은 중국에서부터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까지 전 세계에서 반복되고 있는 패턴이다.
앞으로 위니프레드 같은 농부들은 가뭄에 대한 지구공학적 해법들의 수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중국에서 이용되고 있는) 구름씨뿌리기인데, 요오드화은을 하늘에 뿌려 그 주변에 물방울이 형성될 수 있는 작은 핵을 만드는 것이다. 이 방법은 비를 생산할 수 있지만, 다른 지역의 비를 ‘훔친다’는 비난과 지역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다른 종류의 공중 분사인 태양복사관리(2장에서 소개한 것처럼, 황 입자를 성층권에 주입하여 햇빛을 우주로 반사시키는 것)는 열 스트레스로 수확량이 감소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2009년에 그는 장관들을 설득하여 양복 위에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게 하고, 바다 밑에 잠긴 책상 주위에 둘러앉아 각료회의를 하는 장면을 텔레비전으로 내보냈다. 해수면 상승이 그 나라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였다.
산성화는 또한 음파가 물속을 이동하는 방식도 바꾼다. 수소이온농도가 0.3pH 떨어지면 물속에서 소리가 70% 더 멀리 갈 수 있다. 인류세에 바다는 점점 더 시끄러워지고 있고, 이것은 아마 고래목처럼 소리로 소통하는 동물들을 혼란스럽게 만들 것이다.
물고기는 우리가 대량으로 사냥하는 마지막 야생동물이지만 우리가 그렇게 하는 마지막 세대가 될지도 모른다. 전 세계 어류 자원의 85%가 남획되었거나 바닥났거나 회복 중이다.
인간은 예로부터 바다를 쓰레기를 흘려보내는 거대한 수세식 화장실로 사용해왔지만, 과거에는 세계 인구가 훨씬 적었고 우리가 생산하는 모든 것이 생분해되는 자연 물질로 만들어지던 때라서 이런 습성이 해양 환경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주요 해양 환류에서 플라스틱 대 해양 생물의 비율은 무게로 따져 6대 1이나 된다.
크리올 말을 쓰는 어부 제럴드 맥두걸은 자신이 어떻게 그런 생각을 떠올렸는지 설명했다. “야자나무들이 바다에서 자라나는 광경”을 본 뒤였다는 것이다. “근처에 있는 솔트워터 케이(작은 모래섬)의 노동자들이 맹그로브 군락 안에 쓰레기를 갖다 버렸는데, 시간이 지나자 그 쓰레기 위에 모래가 쌓이고 야자나무들이 자랐습니다.” 그가 내게 말했다. 맥두걸은 집을 지을 만한 땅을 물색했지만 카리브해의 이 최고급 수역에 있는 섬들과 모래섬들은 값이 너무 비쌌다.
“여기에 쓰레기를 쌓아 내 가족이 살 집을 지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후 몇 년 동안 맥두걸은 짬이 날 때마다 막 생기기 시작한 자신의 섬을 찾았다. 그는 그 지역의 모든 섬과 리조트를 상대로 쓰레기를 자신의 모래톱에 버려 달라고 설득했고, 친구들 중에서 도움을 줄 사람들을 모았다….
섬을 키우는 일은 층층이 쌓는 과정이다. 먼저 그는 진흙과 해초를 걷어낸 다음에 분리가 끝난 쓰레기를 채워 넣었다. 그러고 나서 진흙과 모래를 한층 덮고 쓰레기를 또 한 층 얹었다. 그 위에 단그리가의 제분소에 가져온 톱밥을 덮고 다시 진흙과 모래를 좀 더 덮었다. 그는 목재 울타리로 섬에 바리케이드를 쳤다. “비가 오면 톱밥이 물을 머금어요. 파파야와 코코야자를 심었더니 나무뿌리가 모든 것을 잡아 묶어주었어요.” 맥두걸이 설명했다. “정부조사원이 와서 보더니 깜짝 놀라더군요. 내 말대로 되었으니까요!” 결과는 인상적이었다. 맥두걸은 내가 찾아갔을 때 이미 면적이 2만m²에 달한 그곳에 큰 집을 두 채 지었고, 풍성한 과수원을 조성했다.
물을 긷는 일은 사막 마을에서 유산과 사산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길 가는 도중에 출산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 아기들을 케냐어로 ‘므완지아’라고 부르는데 “길에서 태어나다”라는 뜻이다.
대부분의 지구 역사에서 지표면은 다른 행성들의 표면과 다르지 않은 메마른 암석이었다. 식물이 육지를 정복하기까지는 40억 년에 가까운 세월과 한동안의 지구온난화가 필요했다.
열대우림을 여행할 때 어려운 점은 우리 주변으로 완벽한 질서를 유지한 상태 그대로 세계를 내버려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곳에 들어가면 우리도 누군가가 먹거나 살거나 알을 낳을 살덩이일 뿐이다. 내 몸은 얼마 지나지 않아 모기, 파리매, 응애, 쇠등에에게 물려 부어올랐다.
광부들은 그 악마가 다른 데 정신이 팔려 자신들을 죽일 시간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티오를 정기적으로 찾아 그런 제물로 달랜다.
어린아이들은 아홉 살부터 그런 광산에서 일한다. 이곳에는 중년 남성들이 없다.
여행을 하는 동안 배낭이 찢어지거나 메모리카드에서 데이터가 사라지는 등 수리가 필요한 문제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 인도에서부터 에티오피아까지 나는 고장 난 물건을 수리하는 사람, 또는 문제를 피해 갈 독창적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을 발견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부유한 나라에서는 그런 문제가 발생하면 물건을 버리고 새것으로 교체해야 한다.
텔레비전 수상기의 경우, 열에 민감한 콘덴서를 일부러 뜨거운 트랜지스터 옆의 회로판에 장착한다. 프린터에는 미리 정해진 수량을 인쇄한 뒤 작동이 멈추도록 프로그래밍된 칩이 들어 있다.
그 결과 현재 애플부터 도시바에 이르는 유명 회사들 대부분이 자사의 서비스 매뉴얼을 철벽 방어하고 저작권법을 이용해 사람들이 그것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것을 막는다….
예컨대 16기가 용량의 아이패드와 64기가 용량의 아이패드 사이의 차이는 7달러가 더 드는 칩 하나인 반면에 소비자가 지불해야 하는 가격 차이는 200달러이다. 만일 소비자가 그 칩을 교체할 수 있거나 배터리를 바꿀 수 있다면(배터리는 교체할 수 없고 12 24개월 만에 고장 나도록 설계되어 있다), 기업은 수익성이 높은 고급 시장을 잃을 것이다.
카일 윈스와 루크 소울스는 컴퓨터와 그 밖의 기기들을 해체하기 시작했고, 매뉴얼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 그것을 무료로 온라인에 게재함으로써 저작권 규제를 피했다. 반응은 곧바로 왔고 그들이 기대한 것 이상이었다. “첫 주말에 우리는 1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올렸습니다.” 윈스가 말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사이트를 ‘아이픽시트닷컴(iFixit.com)’이라고 이름 붙였고, 지난 십 년 동안 수백 개의 매뉴얼을 만들었다.
… “우리는 쓰레기와 매립을 줄임으로써 생태적 영향을 미치고 채광된 자원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5파운드(약 2킬로그램)짜리 노트북을 만들려면 원재료 3,000파운드가 듭니다.
서구 도시에 사는 보통 사람은 15세기 사람이 평생 동안 접할 양의 데이터를 하루 동안 접한다. 아기는 아날로그 세계보다 평균 세 달 먼저 디지털 세계에 태어난다. 부모들이 초음파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아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아기의 도메인 네임을 등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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