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우리의 특별함, 이충걸, 은행나무, 2020(1판 1쇄)
모든 노래에는 거리의 감각이 있다.
사람들은 광합성을 하며 살 수 없으니 물질에서 영양을 얻는다.
우정은 쉽다. 하지만 어떤 나이에 다다르면 단순히 아는 사람과 우정을 나눌 수 없다.
부처도 기절한 지구력으로 금강경을 암송한들 정신이란 수선된 생물학일 뿐이다.
얼굴은 작은 면적으로도 남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결정적인 요소인 채 경험과 성격과 감정(다윈이 말한 본능적인 감정, 프로이트가 말한 억눌린 감정)이 생각과 섞여 드러나는 신경계 시스템의 한 부분이다. 우리가 그 많은 사람
속에서 누군가를 알아보는 건 얼굴을 인식하는 게 인생의 조건이라서다.
‘다시는’이란 부사는 쓰지 마. 인간은 되풀이할 수밖에 없어. “어떻게 그럴 수 있어?”라는 말은 참아줘.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게 인간이야.
결코 질 수 없는 사람들은 영원히 휘어질 프리킥이 상대편 골네트를 가르지 않으면 회한으로 가슴을 채운다. 패배는 비유성을 잃고 직접적인 상흔을 남긴다.
사람은 치타처럼 빨리 움직이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속도가 아주 빨라지면 감각과 반응과 위험을 계산하는 안테나가 제때 작동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흉보는 것만큼 재미있고 맛있는 일은 우주에 없다. 세상은 타인을 비난하도록 프로그래밍된 사람들의 번식처.
타이어 교체하는 법이나 닭을 잡는 법은 몰라도 살 수 있다. 구겨진 셔츠를 다리지 않고 깨진 창문을 바꾸지 않아도 괜찮다. 나 대신 해주는 누군가에게 지불할 수 있다면. 하지만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
“요즘 관심사는 내일 할 작업과, 어제와 내일의 균형이에요. 과거는 이미 도망치고 있으니까.”
한 친구는 그랬어. “일흔이 넘으면 보름마다 머리를 손질하고, 구두는 매일 닦고, 옷도 이틀 연속 같은 걸 안 입고, 밖에선 시간마다 넥타이가 똑바른지 확인해야 돼.”
그런데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자주 잊어. 신병의 애플 워치를 판독하려고 기를 쓰는 늙은 대령이 된 기분이랄까.
가을이 늦어질 때 농부는 추수하고, 우리는 추궁한다. 올해 뭘 했느냐고.
이렇게 피곤한데 왜 얼굴은 멋있을까?
정말 친구인지 단지 아는 사람인지는 지나봐야 안다.
패션은 대문자 F(ashion)로 시작하는 여자만의 방언이다.
여자가 열망하는 진짜 패션의 상패는 몸의 돌출된 부분이다. 가방, 구두 그리고 강조점으로서의 보석.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패션은 결국 벗는 것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다.
‘우리 만난 지 오백 일’같은 것엔 마음이 가지 않는다. 제대로 셀 자신도 없고 도대체 거스르는 데가 있어서.
추위엔 청결한 도취가 있었다.
쉰다섯 살 남자는 백화점 거울 앞에서 흠칫한다. 아버지가 왜 지금 여기 계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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