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알에이치코리아, 2021(전자책/1판 1쇄)

 

 

 엉덩이 관은 바로 뽑힌다. 아프지도 않다. 뽑히지 않도록 안쪽에 바람이 들어가 있는 소변줄도 성기에서 홱 당겨져 나온다. 그건 아프다. 오줌 대신 골프공을 싸는 것 같다.

 

 

 속도란 상대적인 것이다. 두 사물을 비교하는 게 아니라면 속도라는 개념은 아예 성립하지 않는다. 고속도로의 자동차는 땅에 비교했을 때 시속 70마일로 운동하는 것이다. 그러나 바로 옆의 자동차와 비교하면, 거의 0의 속도로 움직이는 셈이다.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빛에는 운동량이 있어요.” 내가 말했다. “힘을 낸단 말입니다. 우주에 나가서 손전등을 켜면 그것 때문에 아주 아주 작은 추진력을 얻게 돼요.”

 

 

 “당신의 몸을 별들에게 맡깁니다.” 적당한 말인 것 같다. 진부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말하니 기분이 좀 나아진다.

 

 

 빛이란 재미있는 존재다. 빛의 파장은 빛이 무엇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 또 무엇과는 상호작용할 수 없는지 결정한다. 빛의 파장보다 작은 것은 뭐든 해당 광자가 볼 때 기능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전자레인지 문에 그물이 달려 있는 이유가 그래서다. 그물 안의 구멍은 극초단파가 지나갈 수 없을만큼 작다. 그러나 훨씬 파장이 짧은 가시광선은 자유롭게 그 구멍을 드나들 수 있다. 그래서 얼굴을 녹여버리지 않고도 음식이 요리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르클레르 박사님.” 스트라트가 말했다. “태양에너지의 감소로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관해 상반되는 보고가 쏟아지고 있는데요. 의견이 같은 기상학자를 두 명 찾기도 어렵더군요.”

 르클레르 박사는 어깨를 으쓱했다. “오렌지의 색깔에 대해 같은 의견을 가진 기상학자 두 명을 찾으려 해도 어려울 겁니다.”

 

 

 인간의 몸에는 머리카락, 손톱, 치아의 법랑질 등 중요한 기능을 하는 여러 ‘죽은’ 물질이 붙어 있다.

 

 

 “안녕하세요!” 일류키나가 앞으로 불쑥 나와 스트라트를 끌어안았다. “지구를 위해 죽으려고 왔습니다! 참 멋지요, 네?”

 나는 디미트리에게 고개를 기울였다. “러시아 사람들은 전부 미쳤나요?”

 “네.” 그가 미소지었다. “러시아인이면서 행복하게 살려면 그 방법밖에 없거든요.”

 

 

 “질식 반사는 산소 부족 때문이 아니라, 폐에 과도한 이산화탄소가 들어갈 때에 나타납니다. 우주복의 시스템이 제가 내쉬는 이산화탄소를 계속 제거하고, 오직 질소만을 남겨둘 거예요. 저는 그냥 피곤해지고 아마 조금은 머리가 멍해질 겁니다. 그런 다음 의식을 잃겠지요.”

 

 

 “계산은 생각이 아님. 계산은 과정임. 기억은 생각이 아님. 기억은 저장임. 생각은 생각임. 문제, 해결, 너랑 나는 같은 속도로 생각함. 왜, 질문?”

 

 

 누가 노 젓는 배를 한 척 줄 테니, 바다 어딘가에서 이쑤시개를 찾아오라 한다고 치자. 이게 바로 그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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