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켑틱, VOL.37, 인간의 권리, 동물의 권리

 

 

 2021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미국인이 1999년 첫 집계 이래 100만 명을 넘었다는 충격적인 통계를 발표했다. 처음에는 처방 진통제였던 오피오이드는 이제 펜타닐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렇게 만든 새 달력에 카이사르는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자신의 생일이 포함된 7월에 자신의 이름인 July를 붙인다. 게다가 그는 조금이라도 빨리 취임하기 위해 기존 달력의 11번째 달을 첫 번째 달로 선포하고 새해를 바로 시작했다. 그에 맞춰 모든 달이 두 달씩 앞당겨진다. 원래 Januarry는 1월이 아니라 11월이었다. 그래서 기존 새해의 시작인 March는 3월이 되었고, 8이라는 뜻을 가진 October는 10월이 되었다. … 이게 끝이 아니다. 청출어람이라 했던가, 아니면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말이 더 맞을까. 카이사르의 후계자이자 최초의 로마 황제인 아우구스 투스는 카이사르처럼 자신의 달을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그 역시 자신의 생일이 있던 8월에 자신의 이름인 August를 붙인다. 8월은 짝수달이므로 30일짜리 짧은 달이다. 그런데 아우구스투스는 자신의 달이 짧다는 사실이 영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그 역시 2월에서 하루를 떼서 8월에 붙여버렸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20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는 달의 마지막 날이 몇 일인지 헷갈려 하며 주먹을 쥐고 센다.

 

 

 힘의 논리가 일견 정당하다고 생각되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사실’을 ‘가치’와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양자는 엄연히 다른데, 가령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것은 일종의 사실이다. 돈이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을 억누르고, 힘이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못살게 구는 등 이 세상은 강자가 판치는 세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관행이 옳은 것이라 할 수는 없는데, 이처럼 우리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과 가치가 별개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동물 중 공장식 농장에서 고기를 제공하기 위해 사육되는 소, 돼지, 닭, 그리고 각종 실험용으로 활용되는 쥐를 비롯한 각종 동물은 평생을 극심한 고통 속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비참한 삶을 이어간다. 이들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은 고통을 악으로 간주하는 공리주의의 논리적 귀결이자 도덕적 의무이다.

 

 

 먹을거리인 고기는 요리되거나 마트에서 포장된 형태로 접하기에 한때 살아있던 동물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윤리적 육식’은 형용 모순이 아니다. 이론적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여기서 이론적이라고 말한 것은 실제로 윤리적으로 육식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왜 공장식 사육을 하고, 충분히 기절시켜 도살할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을까? 적은 인력으로 최대한 많은 상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이다. 불과 한 세대 전에는 잔칫날이나 생일이나 되어야 마음대로 먹을 수 있었던 고기를 끼니마다 먹을 수 있는 것은 비윤리적 사육과 도살이 있기 때문이다. 윤리적 육식을 위해서는 가끔 고기 먹던 시절로 돌아갈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환자들은 재채기, 기침, 통증, 발열 증상을 항생제로 빠르게 치료하기를 바라면서 매일 나를 찾아온다. 슬프게도 항생제는 바이러스 감염에는 효과가 없으며, 부적절하게 사용하면 항생제 저항성이 있는 세균을 우리 몸에서 키울 수도 있다. 

 

 

 새로운 희생자를 찾아서 우리 몸을 나갈 수 없으면 바이러스는 죽는다. 코로나19 같은 감기 바이러스는 우리가 기침할 때 공기 중에 있는 수증기 입자를 타고 퍼진다. 기도를 괴롭혀서 재채기하게 만드는 것은 바이러스가 몸 밖으로 나가기 위해 사용하는 진화적 전술이다. 설사는 ‘장에 사는 벌레’인 장 바이러스가 구사하는 유사 전략이다.

 

 

 우리가 상처나 감염에서는 잘 회복하는 데 반해 암을 막기 힘든 것은 진화적인 근거가 있다. 해로운 특성을 걸러내는 자연선택은 삶의 후반기에 나타나는 질병을 처리하기가 어렵다. 대부분 암이 나타나는 시기는 사람들이 후손을 낳는 일을 마쳤을 때다…. 선진국에서 암 발생률이 증가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음식과 환경의 독소가 아니라 우리가 전보다 더 오래 살고 있기 때문이다. 

 

 

 침입자가 아닌 엉뚱한 물질에 흥분해 싸움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면연계가 공연히 집먼지 진드기나 고양이 털에 흥분해서 몸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걸 알레르기라고 한다. 간단히 말해서 자가면역 질환과 알레르기는 면역이 약해서가 아니라 너무 세서, 제대로 조절되지 않아서 생긴다고 할 수 있다.

 

 

 면역을 강화한다는 건 튼튼한 피부와 점막, 적절한 점액과 효소의 분비, 체내 환경 유지, 정상 미생물총, 대식세포와 수지상세포와 T세포와 B세포 등의 면역세포, 보체, 항체, 사이토카인 등 체액성 면역인자 등이 빠짐없이 건강하고 조화롭게 움직여야 가능하다. 이렇게 복잡한 면역계의 어디를 어떻게 강화한다는 걸까?

 

 

 우리 장에 서식하는 미생물들은 간만큼이나 활발한 대사 작용을 하고 전부 합치면 무게가 콩팥 하나와 비슷해 ‘숨은 장기’로도 불린다. 장내 미생물은 혈관 속 대사 물질 중 무려 10퍼센트를 통제한다. 우리 각자는 약 2만 3000개의 유전자를 지녔지만 장 속에 있는 미생물은 합쳐서 약 300만 개의 유전자를 지녔다. 우리 몸을 차지하는 세포 중 약 절반은 인간의 세포가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간-미생물의 하이브리드’인 복합 생명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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