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에 어머니 목소리를 녹음했다.
나중에 어머니 목소리를 기억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것들을 잊어버렸다.
mp3는 모양은 번드르하고 기능도 편리하지만 정작 음질이 떨어진다.
몇 개의 mp3를 들어봤지만
볼륨을 높이면 음 하나하나의 픽셀이 죄다 까발려지고 거칠고 투박하다.
LCD 모니터로 치면 300만 화소 이상이라고 쳐주기 어렵다.
예전에 흰우유의 맛을 모두 구별했다.
서울, 건국, 연세, 삼육, 빙그레, 남양, 한라...
이런 우유를 맛만 보고 구별할 수 있었다.
나름대로 연습과 집중을 꾸준히 했고 약간의 자만까지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물맛을 구별하는 사람을 만나게되었다.
석수, 옥수, 광천수, 순수, 해태샘물, 정수기물, 수돗물, 서울수돗물, 춘천수돗물, 지하수, 에비앙까지 구별할 수 있었다.
그 후로 우유구별이 시들해졌다.
지금은 연세, 서울 정도나 구별한다.
그러나 습관은 남아 심심할 때면, 맥주 맛을 구별하려고 하고
포도주가 좋아지는 요즘, 나도 모르게 애호가 깊어져
원산지와 연도와 브랜드에 따른 맛구별을 하게 될까봐 걱정스럽다.
진작에 MD라도 사두거나 리포터용 녹음기라도 빌려둘 것을.
아니 그보다... 아니다. 됐다.
ps. 집에 컴퓨터가 없고 mp3는 분실이 쉬워, 블로그에 녹음을 저장해두고 싶다.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는 분이 좀 가르쳐주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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