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프리펙트가 인간들에게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점 중 하나가 무지무지하게 명백한 사실을 계속해서 말하고 반복하는 버릇이었다. 가령 '날시가 좋군요' 라든지, '키가 크시네요' 라든지, '맙소사 사십 피트는 족히 떨어진 것 같은 꼴이구나, 괜찮니?' 같은 말들이 그랬다.
처음에 포드는 이 기이한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어떤 이론을 만들었다. 인간은 계속해서 입을 움직이지 않으면 입이 딱 굳어버리는가 보다 생각한 것이다. 몇 달 동안 관찮과 고찰을 해본 끝에, 그는 이 이론을 포기하고 새로운 이론을 정립했다. 인간은 계속해서 입을 움직이지 않으면 머리가 작동하기 시작한다는 이론이었다.
더글러스 애덤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권 중.
* 프랑스식 유머를 위트에 가깝다고 하고, 영국식 유머를 조크에 가깝다고 한다. 둘 다 한국사람이 이해하기에는 조금 거리가 있는 방식의 코미디다. 영국식 유머의 특징은 그것이 날카롭게 무언가를 찌를 때, 웃으면서도 입맛이 쓸 때 잘 나타나는 것 같다.(사실 미국유머 프랑스유머도 그렇다) 윗글이 유머인지도 모르는 사람도 있기는 있겠지만, 한 편으로는 애써서 번역해주는 한국인도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 아무튼 오늘은 누군가에게는 감사하고싶다. 그러지 않으면 못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