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를 다만 저급한 것, 천박한 것으로 간주하기에는 이미 무리다.

내 친구 중에 한 명은 어느 부분에 있어서 대단히 로맨티스트인데

동시에 패미니스트이며 파쇼!를 매우 강력하게 싫어한다.

그 방면에 무척 예민한 만큼, 이 친구는 살아가면서

반패미니스트적이며 파쇼! 적인 행태를 많이 목격하기도 한다.

 

(사실 난 파쇼이즘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흥미도 없고.)

 

놀랍도록 정교해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마케팅은 어느새 꽤 많은 역사를 가진 종합 학문이 되었고

그 분야의 전문가들은 여러부분에서 쓸만한 통찰력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잭 트라우트와 알 리스의 마케팅 바이블: <포지셔닝>에는 이런 말이 있다.

 

"더 나은 것보다는 최초의 것이 되는 게 더 낫다."

"결혼이란 가장 좋은 사람과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좋은 맨 처음의 사람과 하는 것이다- 비지니스에서도 마찬가지"

 

이런 걸, 내 친구가 무척 싫어할 말로 정리하자면

"돈 되는 말!" 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른 말로는 실용학문의 본보기.

실제로도 세계적으로 많이 팔리는 책이며

대학에서 교재로 많이 사용하는 책이다.

 

나는 돈을 매우 창의적이며 놀라운 발명품, 상상물의 실체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돈의 발명과 거래 자체를 긍정적으로 본다.

반면 위의 친구는 무형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 상업적 거래 방식을 띄는 걸

몸서리치게 싫어한다.

그래서 우리는 술만 마시면 늘 이런 것으로 티격태격한다.

 

근데... 돈은 나보다 이 친구가 훠얼씬~ 잘 번다.

 

아~ 누군가의 최초의 사람이 되고싶다. 물론 결혼하고 싶다는 말은 아니다.

결혼이란 이후의 삶에서 다른 누군가에게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는 가능성과 시간과 돈을

가족으로 돌림으로써 삶을 무난하되 더이상 새롭지 않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니까.

 

나는 아주 무시무시한 사람이 되고싶다.

돈도 아주 무시무시하게 많았으면 좋겠다.

 

돈이 무척 많은 여자들과 스무 번 쯤 결혼 하고

이혼 할 때마다 두둑하게 위자료를 받으면 그게 모여서 꽤 부자가 될 수도 있겠다

만, 결혼이란건 정말이지...

면도날로 만든 코트 같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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