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언론은 또 "총기난사사건"으로 취재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늘자 신문 몇 부를 1면만 훑어보았는데
역시, 조선과 중앙은,
고급독자를 염두에 두고 있거나, 혹은 독자를 짐승처럼 보고 있는 것 같다.
대부분 신문이 1면에 총기난사 사건을 실었다.
대부분 신문이 "8명 사망"이나 "... 사고 발생" 이런 식으로 해드라인을 달았다.
중앙일보는 이렇다.
"군기강이 난사 당했다."
실제로 일어난 총기난사사건을 중앙일보식으로 해석해서, 군기강이 문제라는 식으로
기사를 싣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즉, '군기강을 제대로 세워라'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조금 과장되게 본다면, 여론조작의 베이스작업 정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오늘 일터로 나온 많은 회사원들이 이 사건에 대해 얘기 할 때,
중앙일보를 읽고 나온 획사원과 다른 신문을 읽고 나온 회사원 들 중,
사건의 원인을 <군 기강>으로 지적할 확률은 당연히
중앙일보 독자가 많을 것 같다.
만약, 중앙일보를 읽은 독자가 충분한 근거 없이,
"역시 군기강이 헤이해져서 그래"라고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게 된다면
그는 중앙일보의 교육을 받은 충실한 짐승과 같다.
혹은, "이 놈들 추측기사를 쓰네"라고
정신을 번뜩 들게 하면서 이 기사를 더욱 꼼꼼하게 검증인식하는 독자를 만들려는
의도 였을 수도 있다.
한국 언론의 약점으로 언론사간의 개성이 없다는 점을 들고는 한다.
사건을 다양한 관점으로 보지 못하고
대부분의 신문이 비슷하게 해석한다는 것이다.
근데...
한국 신문 독자들은 대부분 신문 정보에 대해서 상당한 신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문사만의 의견을 쉽게 내세우지 못하는 것도 같다.
일단, 나는
사설이나 탐사보도가 아닌 1면 해드라인에
"군기강이 난사당했다"라는 비유성 문장이 맘에 들지는 않는다.
그러면서도 사실,
한겨레나 경향신문처럼 각자의 개성을 찾아가려는 신문사를 좋아하기도 한다.
블로그도 개념상 <1인 미디어>인데
거의 처음으로
미디어성 글을 써본 건 아닐까.
근데, 이런 식으로 쓰려니까 무척 답답하고 조심스럽고 승질도 난다.
근래 신문사 주최 문학상 중에는
한겨레 문학상 작품들이 제일 마음에 드는데
한겨레 문학상에 빨리 시부문도 생겼으면 좋겠다.
나처럼 유치괴상하게 시 쓰는 사람들은
새로운 무대를 늘 갈망하게 되니까.
'som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랙 코미디 (0) | 2005.06.20 |
---|---|
어딜 보며 가니 (피데이님에게 하는 질문 포함) (0) | 2005.06.20 |
[커피 & 수박]과 관련하여 - 꼭 봐주시면 감사하고 여름에도 눈 내리는 것을 보게되실 겁니다. (0) | 2005.06.18 |
커피 & 수박 (0) | 2005.06.18 |
세례명 '비아'에게 (0) | 2005.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