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충분히 알고는 있었는데

 

춘천에 가서 오래된 친구의 몰랐던 과거와 몰랐던 미래를 듣게 되었다.

 

내가 이 친구를 알기 전에 이미 있었던 과거도 듣게 되었고,

 

한 동안 못 본사이에 생긴 이 친구의 사건으로 인해 충분히 예측되는

 

이 친구의 격동적인 미래도 보고 듣고 온 기분이다.

 

그래, 분명,

 

내 어머니나 아버지의 경우,

 

내가 아직까지 한 번도 여자친구를 사귀어 보지도 못한 줄로 아시고

 

안타까운 듯한 표정을 지으시곤 하던 것이 떠오른다.

 

나는 나대로 애써 내 과거를 설명하고 싶지 않았고

 

부모와 더이상 공유하고 있지 않은 10여 년간의 과거가

 

사실상 부모와 공유된 과거 보다도 소중했기 때문에

 

부모님이 명절이면 친척들에게

 

저녀석 나이 얼마 먹고도 아직까지 여자친구 하나 없이....

 

하더라도, 침묵으로 긍정하고는 했다.

 

내가 누군가에게 애정을 가지고 다가갔을 때

 

그에게 과거가 있다는 것보다도

 

그의 과거에 신경을 쓰게 될까봐 몹시 거슬린다.

 

분명, 상대방의 삶, 내가 모르는 공유되지 않은 과거들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하나못해 그냥 방치해 두어야 한다는 것을 알며서도

 

어쩐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가지치기 정원사처럼

 

그의 과거에 개입해서 몇 개의 잎사귀를 쳐내거나 흙을 덮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참기 힘들다.

 

피-

 

피-

 

휘파람 소리를 내며 스스로를 조롱해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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