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가져가요

 

 

 

교회 몇 달 다니지 않은 어머니가

뇌손상을 입은 뒤로 하나님을 부르짖는다

 

하나님, 저 왔어요

다 가져가요

다 가져가요

전부 하나님 겁니다

 

어머니가 가진 것이라고는 약간의 수명

밤낮 없는 통증, 수숫가루 같은 혈관, 쌓이는 청구서

한 달 째 사용중인 플라스틱 소변줄, 그리고

10kg 됨직한 대용량 암덩어리

 

그것들 다 가져가는 것도

너무너무 좋겠다고

역시 어머니는

하나님 보다는 사람 편이라고

교회에서 자살 특공 정신을 배워 오셨다고

 

그래요 하나님

 

팔, 다리 좀 꽉 묶어 주시고

똥구멍에서 질까지 흘러가는 대변좀 닦아 주시고

오줌통 그때 그때 비웢주세요

 

어찌나 아쉬운지 모르겠지만

다 하나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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