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서 횡성으로 가는 버스 안이었다.
가는 길이 불안해서 운전사 반대편 맨 앞자리에 앉았다.
그곳에 판대기 하나가 서 있고 이런 글이 써있었다.
"신발 대지 마세요"
그러고 보면 왜 신발일까.
'발신'이어야 맞지 않은가.
덧신
발가락
우족탕
발찌
다리털
발바닥
발걸레
대부분의 합성어들은 주체가 뒤에 붙는다.
그런 합성 룰에 따르면, 발신, 이어야 맞을 것 같은데...
영어 공부야 진작이 포기한 지 오래지만, 가끔씩 시험용 공부좀 해볼라치면
언제나 길을 막아서는 것이 이런 것들이었다.
어떤 단어들은 ( )한 룰이 적용되는데
왜 또 어떤 단어들은 그와 상관없이 ( )한 것인가.
이를테면 같은 모음 스펠을 중간에 사용하는데 어떤 것은 [e]로 발음하고 어떤 것은 [a]로 발음하는가 하는 등...
나름대로 무지 애써가며 Ryon과 Helen에게 물어보았는데,
그들로서도 알 수 없다면 단지 외워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난 못외워.
그랬는데도 그들이 좋은 점수를 주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