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의 아버지라 불린다는 개리 마커스가 지은 학술저서로서, 크게 본성 대 양육에 대한 얘기를 한다고 볼 수 있다. 과연 유전자는 한 인간의 성장에 얼마만큼 준비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외부 환경과 경험, 양육 등은 또 얼마만큼 주어진 유전자로부터 유연성을 갖는지에 대한 연구 및 이론을 적어놓고 있다.

 

이틀 정도 가방에 넣어 들고다니다가 93p 까지만 읽고 단념했다. 그러고보면 1월부터 7월까지 150권 정도의 책을 빌려 보았던 것 같은데(만화책, 잡지 등 제외한 단행본들), 끝까지 탐독하지 못하고 손을 놓아버린 책들이 30여 권은 되는 것 같다.

 

책을 미쳐 다 읽기 전에 손을 놓을 때면 일종의 패배감 같은 것이 느껴지고는 하는데, 물론 서슴치 않는 조잡스런 책의 경우, 내가 이런 책을 골랐다는 데서 오는 패배감(속았다! 하는)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내 사고의 폭이 넓지 않아 작가의 의도와 말하는 바를 잘 따라가지 못하는 데서 오는 패배감이다.  

 

천문학서나 물리학서나 유전공학서 같은 전문서들도 그렇고

세계금융전문가들이 쓴 책들도 빌려만 놓고 한 달 째 방치되고 있다. 전문적인 지식 때문에 읽기 힘든 책들이 있는 반면,

 

역사책 같은 것들은 구역질이 나서 읽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고등학교 때, 국사 등을 암기하려고 읽다보면, 그 상황들과 이미지 같은 것들이 떠올라서 속이 안좋고 몇 일 이상을 우울하게 보내고는 했다. 이를테면, 이순신과 관계된 책을 읽다보면, 그 정치권의 행태들 같은 것에 금새 비위가 상해서 책을 덮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광주항쟁이나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런 분들이 저지르신 일들 같은 것을 나는 잘 모른다. 그런 것들을 그냥 모른 채 살았으면 하는 의식적 방어기재인 셈이다. 그다지 떳떳하지는 못한 태도이지만, 그렇게 되고는 한다.

 

이런 내 성향은 타고난 유전적 성질과 환경적 영향이 동시에 작용하는건데, 무엇이 얼마만큼 더 크게 영향을 갖느냐 하는 것은 쌍둥이라도 천차만별로 다르게 나타난다고 한다. 마음은 태어날 뿐 아니라 만들어지거나 변화하기도 한다는 것을 실험으로 입증 할 수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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