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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리아는 내게 그리스도가 곤두박질로 바닥에 엎어지기 몇 초 전 짐승처럼 울부짖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고 했다.
"이 개새끼들아! 나 넘어간다구!"
내가 재구성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바로 그 마지막 장면이었다. 그리고 내 소설 역시 예수가 쌍욕을 퍼부으면서 넘어지는 장면으로 끝나게 될 것이었다.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 중.
[사실 가급적 통념적이지 않은 사고를 하려고, 이렇게 저렇게 상상을 많이 해보기는 했지만, 사실, 진짜로, 그리스도가 욕설을 하는 상상은 해본적이 없다. 이 책에서는 연극 도중에 사고로 인해 십자가가 무대로 넘어지자, 얼굴로 십자가와 자신의 무게와 중력을 한 꺼번에 견디며 부딪혀야 했던 가여운 연극배우(그리스도 역을 맡은)가, 비명에 가까운 욕설을 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 연극 사고에 대한 얘기를 듣자 평소 그런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런 건 꽤 의미심장한 유머이다. 이런 걸 배우고 싶은데 어렵다.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자식이자 동시에 인간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자식이라고 주장하는 인간들이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존재이자 상징인 것 같다. 그리스도가 욕을 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지만, 욕을 하지 않았다고 가정할 경우, 그것은 다만 욕이 싫어서였을까, 욕 할 이유가 없어서였을까,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었을까, 욕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었을까, 궁금하다.
나는 예전에 전통교회가 내세우는 대단히 금욕적이고 그들이 말하는 신성한 삶에 대해서, 묘한 딜레마를 느꼈다고 주변에 말하고는 했다. 그것은 그들이 요구하는 바, 왼뺨을 맞으면 오른뺨을 내밀고, 원수를 사랑하고, 이런 것을 완전하게 기꺼이 수행하는 인간을 떠올리기 어렵다는 말이다. 일례로 목사님이나 신부님은 불성실한 신도들에게 싫은 마음을 가지고 있고 심지어 티를 내기도 하며, 그러지 말라고 말을 하는데, 그러지 말라는 말 속에는 아무래도 지금의 상대방을 부정하는 마음이 끼어들 수밖에 없다. 즉, 진정으로 사랑만이 가득한 인간이 탄생할 경우, 난 그것을 인간이라고 부를 수 없을 것 같다.
그건 천사가 아닐까?
그러니까 교회에서는 성인이나 천사 급의 인간을 원하는데, 그렇다면 천사를 만들지 왜 인간을 만들었을까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고는 했다. 그러니까 아담은 사람이고, 사람이니까 사과를 따먹은 것 같다. 천사들은 사과를 먹지 말라면 먹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러니까 천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만든 것인데, 그렇게 만든 인간이 천사같은 모습과 천사같은 마음씨를 가진다면 그건 인간이 아니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까 인간은 욕을 하던가, 욕을 참는 존재인데, 천사는 욕을 할 수 없는 존재가 아닌가 싶다. 그런 면에서 바르가스 요사의 소설 중 에피소드로 등장하는 부분은, 이 작가가 무겁고 중요한 것을 대단히 가볍게 떠밀며 나아가는 수법의 대가같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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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타고나기를 비추도록 되어 있는데 그 빛이 불을 낸다고 해서 뭐랄 사람이 누구야?"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 중.
[이 말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나는 잘못되지 않았다." (슬램덩크 중)
"나는 죽을 때까지 나인 것을 포기하지 않겠어. (어느 소설이었는지 까먹었음)"
사람들 중에는 많은 이들이 보편적인 진리상태를 인정하고 따른다.
그런 행위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고 진정한 진리를 추구하는 모습이 아름답기도 하다.
보편 진리를 탐구하는 학자들을 나는 존경한다.
문제는 그것을 남들에게도 강요할 때 생겨난다.
예를 들어서, 김선일씨가 살해당했을 때, 나는 고작 사람 하나 죽은 거 뭐 대단하냐고
웃고 비아냥 거렸는데, 각종 사람들에게서 지탄을 받았다. 그들은
"그래서는 안됩니다!"라는 말을 무척 많이 했다.
그들은 내가 반성하는 모습을 보고싶어하는 티를 많이 내고는 했다.
그래서 나는 더 웃었고, 그들은 더 열이 받았다.
내가 순수하게 내 경험과 판단으로 "김선일씨 사건은 별 거 아니네, 전쟁 중인 나라에서 납치 살인 정도야 일상적인 일인데 왜들 호들갑이야."라고 말했을 때,
남들에 의해서 억지로 생각을 교정 당하게 될 경우,
그것은 마치
태양더러 너 왜 뜨겁냐 좀 덜 뜨겁도록 해. 나쁜 자식.
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
라고 느꼈다. 요사의 소설에서.
태양이 여름에 조금만 덜 뜨거워지는 것은 모든 인류에게 행복한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인류는 보편적으로 그런 바람을 가지게 될 수도 있을 뿐더러, 그런 기대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태양의 입장이 배제된 생각일 뿐이다.
나는 잘못되지 않았다.
나는 죽을 때까지 나인 것을 포기하지 않겠다.
제일 안좋은 것은, 실제로는 별 생각 없거나, 김선일 사건에 대해서 무감각한데도 불구하고,
언론과 여론에 동승해서 나인것을 포기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라고 느꼈다. 요사의 소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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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란 존재하지 않으며 그것은 단지 자기네들이 얼마나 사악한지를 감추기 위해 사람들이 꾸며낸 속임수에 불과하다는 설명으로 그를 깨우쳤다.
"한 마디로 당신은 그 어린 여자아이를 죽이고 싶었던 거예요. 그래서 당신은 그애를 죽였어요." 의사가 그 문제에 과한 그녀의 생각을 간결하게 요약했다. "그 다음엔 당신의 행위가 부끄럽기도 하고 또 경찰이나 지옥이 두렵기도 해서 당신은 트럭에 치이고 싶었던 것이지요. 알리바이로서 말예요."......................
"어느 때건 경찰 하난쯤 죽이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여성 과학자가 반문했다. "어쩌면 당신이 그 사람을 죽였을 수도 있고 또 어쩌면 운전사가 죽였거나 아니면 자살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건 한 사람 표로 두 사람이 들어가는 특별 공연은 아니에요. 그러니 당신에게만 집중하세요."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 중.
[교통사고로 여자아이를 친 남자가 그 여자아이를 안아들었을 때, 경찰관이 뛰어왔고, 그 순간 다시 트럭이 그들을 덮쳐서 그 남자만을 제외하고 모두 죽었다. 그래서 트럭이 덮치기 전에 이 남자가 치었을 때 여자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고 당연히 이 남자는 무죄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남자는 자동차를 못타고 불면증과 악몽에 시달려 의사를 찾아간다.
의사는 "당신은 원래 그 여자아이를 죽이고 싶어서 죽인 거야. 그러니까 신경 쓸 거 없어."라는 식으로 남자를 치료한다. 이 논리에 따르면 인간이 저지르는 모든 사고는 그러고 싶어서 저지른 것이 되는데, 아주 신빙성이 없지는 않는다. 예전 심리학책에서 본 바에 따르면, 건망증이나 실수 같은 것은 무의식이 의도한 건망증이나 실수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본인은 자신의 건망증과 잦은 실수가 너무 싫다고 말하지만, 무의식에서는 잦은 실수와 건망증을 통해 본인의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해소시킨다고 한다. 황당, 당황스러움에 의한 주변환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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