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덴데케데케데케~>,아시하라 스나오,청어람미디어,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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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 내 가슴을 통통 아프게 쥐어 뜯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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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오야 오시치* 같은 아이였어."하고 언니는 평했다.

 

(* 1683년 3월, 방화죄로 화형에 처해진 소녀. 오시치라는 열여섯 살 소녀의 집에 불이 나서 가족이 모두 절로 피난을 했는데, 이때 한 소년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마침내 집이 다시 지어져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 소년을 잊지 못한 오시치는 집에 불이 나면 또다시 그 소년을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자기 집에 불을 질렀고, 이것이 대형 화재로 번졌다고 한다.-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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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나는 한밤중에 문득 잠에서 깨어났다. 잠이 깼나 싶더니 금세 눈물이 나와 양 귓구멍에 흘러 들어갔다. 눈물은 귓구멍에 들어갈 때까지도따뜻했는데, 들어가면서 문득 차가워진다. 왜 우는 것인지, 처음 얼마 동안은 잠결에 알 수가 없었지만, 눈물의 미지근함과 차가움의 감각이 어릴 적 이불에 싸던 오줌을 생각나게 하고, 그러나 왜 우는 것인지 어느새 알 것 같았다. 패킹이 닳은 수도꼭지에서 물이 새듯이 눈물은 한동안 계속 나왔지만, 울다가 어느 결에 잠이 든 모양이다.

 

 

 

사랑스런 노래들아, 부디 나를 지켜 주라!

 

 

 

 

-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로킹 호우스맨>(록을 하는 기사들)이라는 밴드를 만들어서 생활하는 이야기인데, 내가 읽은 그 어느 청춘 소설보다도 모험적인 부분이 없다. 그럴듯한 연애를 하는 인물도 없고, 무슨 경연대회나 콩쿨에 참가하는 것도 없고, 단 두번의 무대를 갖게 되는데, 한 번은 동네 어떤 개업식장에서 연주하다가 어른들 야유를 받고 울분을 삭히는 것, 다른 하나는 축제 때 학교에서 1시간 동안 콘서트를 갖는 것. 그도 그럴 것이 이것은 악기점이라고는 하나 뿐이 없는 작은 마을에 그것도 <비틀즈>가 젊을 적의 시대이니까.

 

- 이렇게 밋밋한 이야기 속에 적어도 하나는 느낄 수 있는데, 그건 진짜 친구가 있는 세계의 향수와, 진짜 좋아하는 것이 있는 세계의 향수이다. 지금 내가 기타를 받아든다고 해서, 이녀석들 마냥, 안고 자고 싶으나 상처 날까봐 머리 맡에 두고서 잠 못드는 경험을 할 수는 없겠지. 그것도 카피 모델을.

 

- 나는 이른바, 청춘 소설이라든지, 성장 소설, 성장 영화 같은 장르를 무척 좋아하는데, 일생에 한 번 뿐인 가장 교묘하고 위태롭고 엣센스가 충만한 시기의 긴장과 기대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른바 청춘, 사춘기를 지나 쓰레기가 되어가는 이들 사이에서, 쓰레기가 되지 않기 위해 바둥거리는 모습을 통해 위안을 받는다.

 

-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고서 눈물 흘리던 또래의 여자들이 어느새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을 계획을 갖고, 혹은 아이를 낳아서, 공부해라, 왜 하필 지금, 지금이 어느 땐데, 반장이랑 놀아, 선생님, 그보다는 우리 애에게 논술을 가르쳐 주세요, 그런 건 나중에 하면 돼, 이런 말을 하게된다는 사실은 그리 슬프거나 좌절스러운 일은 아니다. 다만 그들의 추억이나 기억 속에서 <죽은 시인의 사회>를, 비디오 테이프 꺼내서 반납하듯이 꺼내서 반납받고 싶을 뿐이다.

 

- <호밀밭의 파수꾼>, 이야말로 아직까지 나를 호밀밭 미로에 가둬놓은 그 책인데, 호밀밭에 뛰어 놀던 아이들 중 누군가가 너무 즐겁게 놀다가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도록 지켜주고 싶다는, '직업정신'이 블루오션을 쫓는 현대인들의 경영마인드 보다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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