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벌레

 

 

 

스트레스 애벌레가 꾸물꾸물 가슴 속을 기어다닌다

스트레스를 먹고 스트레스를 뱉으며 갈비뼈에 고치실을 둘둘 감고 돌아다니는

여지꺼정 저녁도 안먹고 뭐하냐는 소리를 들어도

올올이 몇 개 풀릴 뿐, 씻겨나가지 않는

비가 내려도 젖었다 먼지만 들러붙는

그런 고치실이 칭칭 폐와 심장을 감고 지난다

이놈이 자라 무엇이 될까, 아사삭

빨갛게 심장 물드는 소리

사과에 구멍 뚫리듯 알게 또 모르게

들락날락거리는 외로운 스트레스 애벌레

이놈이 자라 무엇이 될까, 날개 쩌억

벌리면, 대체 어디로 빠져나갈 수 있을까

앞뒤로 부쩍부쩍 날개짓 하는 양 어깨는

이 놈이 집어먹고 싸놓는 꿈일런지도

삐꺽 삐꺽 부스러기 쏟아놓는 척추는 이놈!

팔지도 못하는 물려받은 나무 한 그룻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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