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방의 질문 이후로
가끔 커피를 마시면서 정말 나는 시인인지 뭔지에 대해 생각하고는 한다
아직도 내가 시인인가에 대한 스스로의 판단은 서질 않지만
내가 쓰는 시가 어떤 시인지에 대해서 오래간만에 생각해 보았다
등단시 심사평을 보면 '실존주의'라고 내 시를 평가하시던데 분명히 그런 측면이 많다
그리고 표현 방법에 있어서는 다분이 '이미지즘'일 거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어떤 시들은
인간은 모두 외롭다
라고 표현하는 것을
나는 보통
외로움
떡볶이는 끓고 있었다
맨손으로 잡고도 뜨거운줄 몰랐다
구름이 납작한 오뎅처럼 갈갈이 찢어지자
어두운 저녁 램프에 불이 켜졌다
라고 표현하게 된다
나방의 질문에 의해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으므로
즉석 떡볶이처럼 방금 만든 이 시를
사이즈100 티셔츠 하나에 그림을 그려주면 안될까? 나방??
응?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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