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idanCIA

 

결혼식 촬영 4시간 전이고 난 30분 후 쯤에 나가서 카메라 받아서

웨딩홀로 이동할 것이다.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자

연스러운 것이라고 그렇게 자위한다.

 

요즘에 오랫동안 부대끼고 안아왔던 것들을 버린다.

테이프, LP, 스무 살에 읽었던 소설책들, 축구선수와 찍은 사진들,

한 때 유행이었던 골덴바지 등등.

이렇게 살다가 나도 버려질테고 어쩔 수 없이 또는 자의에 의해서

사라지겠지.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니까.

 

낭만주의자들은 종국에 자살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의 글이나 논증을 펼친 낭만주의자를 보지는 못했다. 그전에

되져버리거나 아니면 노인네가 되서 뒤졌다.

그러한 상황에 꽤나 합당한 합리화 절정의 발언이 있다.

"난 아직 못죽겠어. 왜 태어났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죽으면 억울

하잖아."

그래, 참 억울하기도 하겠다. 낭만주의자 이 비겁자 새끼들.

 

대한민국은 이 비겁자 새끼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타인에 대한 접

근을 막는 재주만 있으면 되니까 비겁자는 자꾸 양산된다. 이해

할 수 없는 사진이나 그림이 자꾸 양산되는 이유라고 본다.

 

한 때 재주많은 인간들을 보면서 나의 재능을 가늠하다가 아주 뛰

어난 재주 두가지를 발견하는데 하나는 여성의 생리주기를 귀신

같이 맞추는 재주와 사람 하나 보내버리는데 묘한 재주가 그것이

다.

 

그다지 자연스러운 재능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만...

나에게는 그것이 왠지 아주 자연스러운 재능이라고 여겨진다.

때문에 함부로 죽을 수 없다. 이것이 나의 합리화이다.

 

자... 올해는 2006년. 쌍춘년이라고 좋은 해라고 한다. 분냄새 죽

을 것같은 개구리같은 신부와 도무지 몸매 관리와는 거리가 먼

돼지의 결혼식은 계속된다. 그게 자연스러운 거니까.

 

후회는 늘 계속된다.

refresh도 계속될것이다.

 

 

 

*

"난 아직 못죽겠어. 왜 태어났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죽으면 억울

하잖아."라는 말을 나도 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그럴 듯한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럴듯하게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이려다 못속일 수밖에 없는 그런 말이었다고 생각한다

 

 낭만주의자들이 자살에 대해 말하기 좋아한다는 대에 대해서 공감한다

내가 낭만주의자일 때가 있었으니까

그러나 결국 죽지 못한 낭만주의자만큼 비참한 모습의 늙은이도 드물다

그게 내 미래의 모습일 것 같다

 

그러니까, 소주 천병은 나를 비겁한 개새끼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고

그래서 내게 가끔씩 욕을 헤대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비겁한 사람도 가끔은

예를 들면 이런 혼자만의 블로그에서 할 말은 하고 숨을 쉰다

 

흔히, 내 친구 좋은 녀석, 착한 애 등등등

친구를 포장재로 마감해서 관리하는 사람들은 끔찍하다

 

친구의 역할은, 친구에 대한 비판이다!

라고 생각한다

 

친구가 상처받거나, 자신과 결별할까봐 할 말을 못하거나

혹은 관대하게 바라보는 것은

자기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처럼 기름기가 번들거리는 모습이다

 

책임질 마음이 없는 것이다 귀찮기도 하고

결국,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시간은 그들 관계를 흘러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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