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 2
- 우영창
포니2를 보았다
앞좌석의 두 남녀
좌회전해서 산고개 위로 멀어져갔다
차들이 간간이 오고가는 검은 포장도로
하늘엔 흐린 구름 몇 점이 떠있었다
2월 하순의 늦은 오후
아직은 찬 공기를 맞으며
양손에 약수통을 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베란다에 서 있다가
텔레비전 앞에 앉았을 때는
날이 어두워졌다
무얼 했다고 꾸벅꾸벅
졸기까지 했다
꿈결인가
낡은 엔진 공회전하는 소리가
분명했다
봄
- 우영창
봄은 산빛을 바꾸고
들에는 아지랑이 피어오르는데
나물 캐는 아주머니는
셋 아니면 넷이어라
아이 눈에는
개나리가 먼저 띄겠지
가지 위 참새는 내가 먼저
볼 수도 있었건만
경기도 벽제 신세계 공원묘지
아버지 무덤가에도
삼십 년째 풀은 자라
여든 여섯 어머니
올해도 채비를 하시려나
# 우영창,이라니 이름하고는...
# 그냥 '포니'라고 할 수도 있었을 텐데, '포니2'라고 한 것은 리얼리티를 위해서인가, 혹은 '두 남녀'와 '2월 하순'과 구조적 일치를 시키기 위해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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