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속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모르지만
감정의 속도를 느낄 수 있다.
가만히 감정을 바라보면, 감정에도 중력과 속도가 작용함을 느낀다.
누군가에 대한 애정은 불현듯 생기더니 상대방을 향해 점점 더 강한 에너지를 지니게 된다.
이 에너지는 어디서 얻어지는 것일까.
에너지 질량은 운동 속도의 증가를 통해 증가하게 되는 것인데,
감정 에너지가 커지는 것은
그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점차 에너지 질량이 늘어가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는 서있는 자동차 보다 중력이 크게 작용하며, 더불어 질량에너지도 증가한다.)
이 감정의 속도를 쾌감(긍정적 감정)으로 느낄 경우에는
드라이빙을 즐기는 카레이서와 같이
그로 인해 행복감이 상승한다.
그러나 이 감정을 고통으로 느낄 경우- 가만,
차에 매달려 시속 9천km 정도로 질질 끌려가는 상상을 해보자.
감정에는 속도가 있고, 그 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면(등속)
만족스럽고 평탄한 감정을 느끼고
점차 빨라지면(가속) 감정이 고조되며
점차 적어질 경우 지겨움(권태)을 느낀다.
감정의 '가속도'를 충실히 체감하기 위해서는
'배신'을 당해보면 좋다.
누군가를 향해, 어떤 관계를 위해,
극도의 속도로 감정이 질주하는데(그 속도에 비례해서 당연히 감정의 질량은 증가한다)
시속 9천km로 달리던 자동차가 무언가에 의해(배신이라 불리는 벽, 혹은 다른 물체)
강제로 갑자기 멈춰 버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달리는 중에는 그 속도를 잘 못 느끼나
억지 급정거 하는 순간 자동차 속 인간은,
감정 속 인간은!
유리를 부수고 튀어나가 곤죽이 된다.
감정이 펑! 터져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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