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마음은 돌리기가 힘든가

 

 

 

1. 방향성

마음에는 방향성이 있어서

한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성질이 있다

뿐만 아니라 중량에 속도까지 있어서

한 방향으로 달려가던 마음의 방향을

생각이나 의지로 바꾸려면

상당한 마음의 기술이 필요하다

빠르게 달려가던 자동차의 핸들을 강제로

틀어버리면

자동차는 구르고 사람은 죽는다

 

 

2. 후회

예전에, '부모가 자식을 이길 수 없는 이유'에 대한

심리적 분석을 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이유는, 부모가 자식에게 투자한 것들(돈이나 애정, 시간 등)이

자식이 부모에게 투자한 것들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상실할 경우

부모가 잃는 것이 훨씬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해주려는 성질이 있어서

선물도 사주고, 밥도 사주고, 잠도 줄여가며 시간을 내고,

먼저 나가서 기다리고, 이것 저것 부탁도 들어준다.

마음을 접을 경우,

이런 것들을 바친 이를 잃어버리기 때문에

써버린 시간, 열정, 감싸안던 고민들

즉, 아낌없이 상대방을 향했던 자신의 삶이

안타까워지고 아쉬워지고 후회하게 되는 것이다.

 

 

 

3. 목적지

이제 어디로 간단 말인가

내가 향하던 목적지, 내가 향하던 목표지가 사라질 경우

예를 들어 집 떠나와 무지개를 향해 무작정 차를 몰아왔는데

무지개가 사라지고 밤이 된다면,

지금 이곳이 어딘지도 모르겠고

온 길을 다시 되돌아가자니 까마득하고

외로울텐데.

나는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어디로 가죠?

목적지, 방향의 상실

갈 곳 없음의 두려움...

 

 

4. 종합

방향을 돌리는 행동에 따른 이성과 감정의 재난사고에 대한 두려움 - 나 죽어버리면 어쩌지?

여지껏 쏟아부은 내 삶에 대한 후회의 두려움 - 10년 모은 통장을 잃어버리면?

갈 곳을 잃어버린 자의 막막한 두려움 - 또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나? 찾을 수는 있을까?

 

결국, 사람이 누군가를 향한 애정이 깊이 크게 빠르게 강하게 곧게 생긴 시점에서

마음을 돌리기 어려운 것은

이랬건 저랬건 두렵고 무섭기 때문이다.

 

두려움과 무서움은 '모름'과 '통증'에서 비롯되고

이 '알 수 없음'과 '통증'에 대한 이해에

감정의 좌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나는 감정을 어떻게 해야하고

감정은 또 내게 어떻게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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